[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40)]
♣ 희망은 강한 용기이며 새로운 의지이다.
< M. 루터 >
♣ 빈곤과 희망은 어머니와 딸이다. 딸과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으면 어머니쪽을 잊는다.
< J. 파울 >
♣ 희망은 불행한 인간의 제2의 혼이다.
< J .W . 괴에테 >
♣ 무슨 일에서든지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절망하는 것보다 낫다. 가능한 것의 한계를 측정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든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 J .W . 괴에테 >
너무나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곧 쓰러져 다 죽게 된 고목이 있었다.
고목나무 밑에는 갖가지 풀들과 꽃, 그리고 벌레와 동물들도 살아가고 있었다.
추운 겨울이 돌아오자 그들은 여기저기서 오들오들 떨며 못 살겠다고 야단법석들이었다.
”어이구 추워 죽겠네!“
”어이구, 얼어 죽어버리고 말겠네!“
그러던 어느 해 여름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무거운 먹이를 끌고 가던 개미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못 살겠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다.
”어이구, 이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벌어먹기 너무 힘들어 죽겠네!“
”어이구, 어깨야, 다리야, 힘들어 죽겠네!“
그러자 이번에는 뜨거운 햇볕을 받아 곧 말라 죽게 된 나팔꽃도 한마디 끼어들었다.
”어이구, 더워서 미쳐 죽겠네!“
그 소리를 들은 다른 꽃이나 풀들도, 그리고 혼자 외롭게 핀 앉은뱅이 꽃도 덩달아 저마다 한마디씩 모두들 죽겠다고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어이구, 목말라 죽겠네!“
”더운 것은 둘째 치고 난 무엇보다도 외로워서 더 못 살겠네!“
너무 가물어서 노랗게 타 죽어가고 있는 잔디도 죽을상이 된 얼굴로 투덜거리고 있었다.
”아휴, 목말라 죽겠네!“
심지어 봄에는 예쁘게 복사꽃과 진달래가 만발한 광경을 보고도 한마디씩 지껄이고 있었다.
”히야! 너무 아름다워서 예뻐 죽겠네!“
이번에는 길가에 자라고 있던 질경이도 빠지지 않고 한마디 끼어들었다.
”이거 만날 사람들한테 짓밟혀서 어디 살 수가 있나. 어휴, 아파 죽겠네!“
키가 크게 자란 쑥들도 가끔 개미가 기어오를 때마다 몸을 긁으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으이그, 간지러워 못 살겠네!“
병이 들어 떡잎이 된 달개비도 오만상을 찡그린 채 한마디 지껄이고 있었다.
”어이구, 하루 이틀도 아니고 너무 아파 못 살겠네!“
고목이 가만히 듣고 보니 모두가 더워도 죽겠고 추워도 죽겠고, 조금만 밟혀도 아파 죽겠고, 힘이 들어도 죽겠고, 온통 ’죽겠다‘는 타령들뿐이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봐야 되겠다는 소리는 한마디도 들리지 않고 죽겠다는 타령들 뿐이었다.
그런 소리들을 듣다 못한 고목이 그제야 무거운 입을 열고 핀잔을 주듯 한마디 하게 되었다.
”야 이녀석들아,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 모두들 죽겠다고 야단들이니 말이나 되는 소리를 해야지! “
”……?“
그러자 그 밑에 있던 식물이나 벌레들 모두가 어리둥절해진 놀란 표정으로 고목을 물끄러미 바라보게 되었다.
고목은 너무나 나이를 많이 먹고 늙어서 겉껍질이 쭈글쭈글하여 첫눈에 보기에도 몹시 흉측한 몰골이 되고 말았다.
굵은 원줄기 기둥은 속이 너무나 시커멓게 썩고 또 썩어서 텅 빈 상태여서 곧 부러질 것만 같아 안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고목 꼭대기에서는 놀랍게도 그나마 몇 개 붙어 있는 가지만 살아 있을뿐, 다 죽은 나무나 다를 바 없었다.
식물이나 벌레들이 얼떨떨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고목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 고목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나를 좀 보렴. 온몸이 이렇게 곪고 썩어 문드러지고 텅 빈 내 뱃속이 얼마나 아프겠는가를. 그래도 난 이를 악물고 참아가면서 더 살아보려고 애를 쓰고 있지 않더냐. 그리고 내 몸 위의 가지를 좀 보렴. 그렇게 참고 견디다 보니 이렇게 늙었어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지 않더냐?“
”…….!?“
아닌 게 아니라 고목의 말대로 고목 가지 끝에는 예쁜 꽃들이 송이송이 피어나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