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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eHyun Kim Feb 13. 2016

악의 조직론 #5 지온공국편

내려갈 놈은 내려간다

0. 원래 이번편 소제목은 "집안싸움의 말로"였다. 근데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초기 기획단계에서 실수인듯. 솔직히 지온이 왜 망했는가....를 생각해볼때 기렌 가문의 식솔들끼리 치고받은게 근본적인 원인인것은 굳이 이런 기획을 통해 짚어보지 않아도 자명했기 때문.

그래서 기획을 좀 수정해서, 기렌가문이 화목했다 가정하고 그럼에도 왜 내려갈 지온은 내려가는지 따져보기로 했다.


1. 초기 지온군의 놀라운 선전은 MS를 이용한 기동타격전이 주효했다...라 볼수있다.

그런데 지온이 모빌슈츠를 한번만 쓴것도 아니고, 일년전쟁 전체를 걸쳐 열심히 굴렸다. 그런데 대체 왜 승기를 이어가지 못했을까.

모빌슈츠가 우주전용이라, 지상에서는 그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어 결국 승기를 이어가지 못했다라 생각해 볼수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모빌슈츠도 우주 허공에서 만들기 시작한게 아니라 콜로니 내부에서 개발을 시작해 거기까지 간거다. 즉 "환경이 달라서"라는 이유는 그다지 명확하지는 않다. 그리고 지구에서의 전선 개전이후 지온군의 엄청난 진격속도를 보면 땅위에서라고 모빌슈츠의 유용함이 감소된다라고는 더더욱 생각할수 없다.


2. 그렇다면 모빌슈츠보다 모빌슈츠가 쓰는 무기체계가 문제인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도달한다. 확실히 이렇게 좋은 병기를 만들어두고도 지온에서는 어째서인지 실탄병기를 고집했다. 나중에 빔병기가 기본으로 장착된 겔구그같은 기체가 등장하긴 하지만 이미 연방의 하얀대가리(짐....)가 떼거지로 밀어붙이기 시작한 시점에서야 겨우 등장한다. 한마디로 늦어도 너무 늦은셈.

이렇게 된 원인은 아마도 지온이 지구권에서의 전쟁을 시작하고 나서 "우주에서도 지구에서도 실탄병기가 유효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게 아닐까 싶다. 확실히, 대량의 에너지원을 필요로 하는 빔병기에 비해 실탄병기쪽이 양산도 쉽고 제조도 쉽다. 하지만 양산할수 있는 방법만 발견되면 항시 반동제어를 해야하는 실탄병기보다 빔병기쪽이 훨씬 전투시에 유리하다. 방심했구나 지온!

겉보기에 간지난다고 다좋은건 아님

3. 지온군의 또다른 실책을 꼽자면 전 전선에 걸쳐서 병력을 찔끔찔끔씩 투입했다는 것이다. 샤아의 지원 요청에도, 란바 랄의 지원 요청에도, 심지어 도즐 자비의 지원요청에도 모빌슈츠던 전함이던 항상 소극적인 자세로 지원을 해왔다.

물론 넓어진 전선과 멀어져버린 본국과의 거리로 지원이 쉽지 않다는 점은 감안할수 있다. 하지만 급소를 향해 찌르고 들어오는 적은 무슨수를 써서라도 저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기껏 차지하고 있는 애매한 우위조차 빼앗기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앗잠이라거나 지옹그같은 하나의 병기로 전체 전장을 지배하려고만 하고 있었다. 으음...이자식들 1945년에 전함 야마토를 그딴식으로 해먹고도 배운게 없는건가.


4. 이런식의 전략 운영을 한 원흉은 당연히도 기렌 총통이다. 원래 히틀러를 베이스로 한 인물이라 그런지, 신무기에 대한 집착은 시리즈 내내 멈추지를 않는다. 전황을 확 뒤엎을 콜로니 레이저라거나.....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콜로니 레이저가 아무리 화력이 좋아도 적이 대형을 분산하여 육박해오면 레이저고 나발이고 어쩔건데...

여튼, 뭔가 강력한 무기로 전황을 지배하려는 기렌 총수의 계획은 크고 아름답기만 할뿐, 표준화되고 대량양산이 가능한 병기의 물량앞에서 결국 무릎을 꺾고만다.


뭐, 역사를 뒤져봐도 강력한 무기로 적을 제압한다라는 사례를 찾기란 쉽지않다. 당장 2차대전만 하더라도, 전차까지 보유한 이탈리아군은 경무장한 에티오피아 군에게 쩔쩔매다가 가스병기까지 동원한다. 그러고도 애먹기는 매한가지였지만.

임진왜란 때도 조선은 알아주는 화포강국이었으나, 조총부대로 밀고 들어오는 일본군앞에 제대로 밀집된 병력대응을 못해서 초반의 패배를 면치못했고, 백년전쟁때 영국은 기사단을 화살꽃이로 만들어버리는 장궁병이 있음에도 유럽대륙에서 물러나게 된다. 병기의 우수성은 일시적인 우세를 보장할수는 있어도 전쟁전체의 승패를 좌우하지는 못한다는거다. 이런 교훈을 상기하지 못하는 총수라니....아무리봐도 자질이 의심스럽군. 기렌각하. 지온은 패했습니다. 당신때문에!

입만 살은 병*이란 점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많습니다(주어없음)




차회예고

막장 애비 손에 쥐어진 끝없는 공권력.

그리고 뒤에서 이를 조종하려는 늙은이들의 술수.

이것은 어린애들의 노오오오력으로 나이든 사람들만 살아남으려는 헬조선의 예고인가.


악의 조직론 다음편.

신세기 에반게리온 제레 & 네르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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