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에 뒤를 돌아보았을 때

by 댑댑
사람은 언제나 죽는다.
그렇다면 인생에는 의미가 없는 것인가?
애초에 태어난 것조차 의미가 없었던 것인가?
아니 그렇지 않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들이다.
용감히 죽어간 자들을, 가엾이 죽어간 자들을 떠올리며 기릴 수 있는 것은
살아있는 우리들 뿐이다

진격의 거인 애니메이션에서, 엘빈이란 캐릭터가 죽기 전 외치는 대사이다.

본 지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읽었을 때,

제일 인상이 깊은 문장은 '우리는 시지프스가 행복하다고 믿어야 한다'라는 구절이었다.

쳇바퀴 같은 삶 안에서, 본질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우리는 행복하다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를 보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수많은 부조리들이 존재한다.

교통사고, 자연재해 등

아주 커다란 무언가가

항상 곁에서, 우리의 힘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삶을 결정짓는다.


카뮈 조차도 가장 부질없는 죽음이라고 평가한 교통사고로 죽지 않았는가.

늘 곁에 있다. 죽음은. 눈을 돌리고 있을 뿐.


인간은, 우리는, 나는 언젠가는 죽는다.

상상해보자. 마지막 순간을.


죽을 때, 세상의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다.

삶의 수평선 중 죽음과 가까운 곳에서 인생을 돌아보면

물질, 쾌락, 행복 이 모든 것은 부질없음이다.

그저 몸 전체를 후리는 차가움에

지끈거림을 느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하다고 믿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그저 인생을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어떠한가.

이유 없이, 지구라는 곳에 도착해서

여정을 시작하는 것.


인간의 몸에 들어와, 인간의 양식에 맞춰 세상을 살아간다.

수많은 희로애락을 느낀다. 고통을 실감한다.

그곳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러다 종착역에 도착해,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한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을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것처럼.

정해지지 않은, 정의할 수 없는 어딘가로.

삶조차도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정말 찰나의 시간일 뿐이니.


종착역 뒤에, 자의식이 없다는 두려움.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필연.

그렇다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조차 우리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조리일 뿐이니.


충실하자. 지금의 여행에.

이상향, 에덴동산에 도달하고 싶은 인간의 자기 초월 욕구를 긍정해 보자.

다양한 삶의 형태를 경험해 봐도 좋고, 탐미를 해도 좋고,

수많은 쓰라린 아픔을 경험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하루하루를 긍정해 보자.


인간에게 행복해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행복만이 긍정적인 가치는 아니다.

행복 뒤엔, 일상으로 돌아오는 아픔이 수반되기 마련이니.

행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면

수많은 시련도 삶의 다채로움을 경험해 주는 하나의 경험으로 변할 뿐이니까.


단 한 가지는 확실하다.

죽음이 있기에, 삶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다.

어둠이 있기에, 빛을 추구할 수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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