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eelboso Aug 06. 2020

[플랜트 산업 쉽게 접근하기] 국제 유가 #1

유가 관련 단어와 석유 시장의 배경의 쉬운 이해 

----------------------------------

저는 유가 관련 애널리스트 같은 전문가는 아닙니다. 다만, 플랜트 산업의 엔지니어로서, 영업 담당자로서 10년 정도 근무하면서, 사람들을 만나 현재 정세에 대한 (주로 듣는 입장이었습니다만..) “썰”을 풀거나 분위기 상 아는 척을 해야 할 경우가 꽤 많기 때문에 세계 석유 시장에 대한 관심을 “끄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가 플랜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플랜트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이라면 유가의 등락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뉴스나 기사에서 접하는 단어들이 처음에는 쉽게 와 닿지 않고, 뉴스의 한 꼭지가 끝나고 난 후 남은 건 “아, 유가가 떨어졌구나…” 정도의 단순한 정보들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①유가와 관련된 단어와 석유 시장의 배경을 제가 이해했던 쉬운 방법으로 공유하고, 

②석유 시장의 현대사를 짧게 둘러보고 

③현재 석유 시장의 이슈를 살펴보는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어디서든 풀어놓을 수 있는 “썰”을 얻어 가시시를 바라면서요-

----------------------------------


첫 번째 글은 유가와 관련된 용어의 정의 / 등장 배경입니다.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짧은 기사를 가져왔습니다.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063031937

서부 텍사스산 원유 (WTI)

WTI는 뉴욕 상업 거래소 (뉴욕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상업/선물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미국산 석유입니다. 이런 석유의 이름은 생산지에 따라 분류되는 데, 아래에 설명드릴 브랜트유, 그리고 두바이유가 WTI와 함께 국제유가의 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원유입니다. 


WTI가 브랜트유와 함께 국제 유가를 결정할 수 있는 유가의 기준이 된 (이런 석유를 “밴치마크 오일”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유는 전 세계의 트레이더들이 사용하는 글로벌한 거래소에서 거래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두 유가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사한 가격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거래소에서 원유가 거래되기 시작한 배경을 알면, WTI나 브랜트유가 어떻게 벤치마크 오일이 되었는지 쉽게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1970년대 1차, 2차 석유파동에 의한 유가 폭등으로 당시 거의 모든 산업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고 전 세계가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글인 석유 시장의 짧은 역사에서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석유 파동을 겪은 후 미국은 중동 산유국들에 의해 다시 발생할 수도 있는 석유파동의 위험을 최대한 비껴가기 위해 1983년 뉴욕 상업 거래소에서 “선물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WTI가 국제 유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브랜트유

“브랜트유”도 WTI와 마찬가지로 1차, 2차 석유파동을 겪은 후에 석유파동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거래가 시작된 유종입니다. 런던 ICE (Intercontinental Exchange) 선물거래소에서 1987년부터 원유 선물거래를 시작했는데, 여기서 거래된 원유가 “브랜트유”입니다. 


브랜트유가 거래소의 위치 외에 WTI와 다른 점이 있다면, 브랜트유는 해상에서 석유를 뽑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곳으로 해상운송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브랜트유가 WTI보다 항상 조금 더 비싼 걸까요??)


선물 거래

선물 거래는 예를 들어, 

①     2020년 12월에 100원에 거래 (인도)하기로 미리 가격을 정해 놨다면, 

②     2020년 12월에 실제 가격이 1000원이 되더라도, 

③     100원에 거래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따라서, “선물거래”로 유가를 미리 정해 놓으면, 2020년 11월에 석유파동이 일어나서 유가가 폭등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최근에 발생했던 사건(?)을 통해 설명드리면, 올해 4월 20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마이너스 37.6달러에 거래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니까, 원유를 구입하면서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받고 원유를 구입하게 되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거래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거래는 WTI 5월 인도분이었고, 브랜트유는 같은 날 20.4달러에 거래되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4월 20일 마이너스 거래한 WTI 5월 인도분은 5월 21일에 만기가 되기 때문에 실물을 인수해야 하는데, 

①     코로나에 의해 수요가 크게 줄었는데도 원유를 계속 생산했기 때문에 미국 현지 

          (WTI 저장고는 오클라호마주에 있다고 합니다)의 저장 공간이 부족해졌고, 

②     당장 인도해야 하는 원유는 매수자들이 보관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면, 브랜트유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해상에서 석유를 뽑고 다양한 곳으로 해상 운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장 공간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보다는 덜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OPEC / OPEC+

이 외에 자주 볼 수 있는 단어는 OPEC과 OPEC+가 있습니다. 


OPEC은 1960년에 창설된 석유수출국기구(Organization of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를 의미하는데, 총 14개 국가가 OPEC의 멤버입니다. 그런데, OPEC에 포함되지 않은 산유국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이나 러시아는 OPEC 회원국이 아닙니다.


여러 기사에서 “감산을 합의했으나 오히려 생산량이 증가했다..”와 같은 상황처럼, OPEC 회원국들이 감산에 합의하고 진행하더라도 비OPEC 국가가 증산을 하면 감산의 효과가 없어지고 오히려 생산량을 줄인 국가만 손해를 입게 됩니다. 그래서 OPEC과 비OPEC간의 협의체를 만든 것이 OPEC+입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유가의 폭등/폭락 시기에 세계정세를 되짚어보면서 유가와 세계정세가 서로에게 미친 영향과 그 이유까지 짧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이전 01화 [플랜트 산업 쉽게 접근하기] 프롤로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