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지나친 걱정
어릴 적 어머니와 손을 잡고 장에 다녀오는 길에 친구들이 강가에서 노는 걸 보았다. 친구들의 반가운 손짓에 어머니께 허락을 받고 입었던 옷을 그대로 물에 풍덩 빠졌었다.
그때는 얕은 물에서 많이 놀긴 했는데 비가 온 뒤 불어난 물에서도 곧잘 놀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목숨 걸고 논 것 같다.
내가 중학생이 될 무렵 동네 계곡에서 아이들이 놀다 사고가 나는 소식을 들어서인지 어머니는 물가에 얼씬도 못하게 했다.
몰래 하면 되겠지만 입은 옷이 젖어서 집에 들어간다면 크게 혼나겠지 하는 마음에 쉽사리 물놀이를 하지 못하고 무릎정도 깊이에서 줄낚시를 해 물고기를 잡으며 놀았다.
어머니의 말씀을 잘 듣는 편은 아니었지만 혼나는 건 싫고 젖은 옷을 아무 일도 아닌 것냥 들어갈 수도 없다.
때마침 물가 근처에 살았던 친구가 하루는 집에 초대해 물놀이를 하자했다. 딱 좋은 날씨에 바로 앞 강이 있어서 너무 좋았지만 옷이 젖어가면 크게 혼날꺼다하니 뭘 그런 걸 고민하냐고 자기 걸 빌려주겠다 했다.
응?!!
그러면 물놀이도 하고 옷도 멀쩡하게 입고 갈 수 있지 않은가!!
그 이후로 여름이 되면 그 친구 집을 매일 방문했던 것 같다. 정말 물만 있는 곳인데 그렇게 재밌었다.
친구 집에 가서 물놀이하기 전에는 수영을 하는 정도는 아니었고 개헤엄으로 잠시 물에서 허우적대는 정도였다.
친구는 어떻게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따라 하다 보니 수영도 할 수 있게 되고 더 물을 좋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어머니 심정은 지금은 이해하지만 그땐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난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다 컸다 생각하고 부모는 아직 크려면 멀었다고 생각하는 차이에서 마찰이 있는 것 같다.
아직 너무 아기 같아 하지 말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이젠 애들한테 뭔가 해보라고 권하는 것도 좋은 건지 모르겠다.
학교 시험에, 몇 개나 되는 학원을 다니며 얼마나 힘들까..
내 어릴적에는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단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했다.
나도 지금 이렇게 교육하는 방식이 맞는지 모르겠다.
나도 이해 못 할 그 시절을 떠올리며 아이들에게 안된다는 말보다 함께 방법을 찾아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아이들도 잘 해낼 수 있을꺼란 믿음이 중요하다.
끝까지 지켜보고 격려해 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