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안 오는 주말, 이게 얼마만이야.
어제는 집에 초대한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역시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음주 타임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피곤의 여파로 오늘은 점심쯤 느지막이 일어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 안 곳곳에 해가 쨍하니 들어오고 있었다. 요즘엔 익숙하지 않았던 풍경. '비 안 오는 주말, 얼마만이야!'
요즘 주말에는 항상 비가 왔다. 어제도 비가 왔었지. 우중충한 날씨의 연속. 날이 흐리니 기분도 처지고 누워있거나 TV를 보거나, 움직임이 많은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날이 화창하니 밖에 나가 활기찬 일요일을 보내고 싶었으나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야외 활동 대신 집 청소를 했다.
집 창문들을 모두 활짝 열고 노래도 틀고 흥겹게 청소를 했다. 베란다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들. 한 여름철 햇빛처럼 강하지 않아서 직접 맞아도 덥지 않았다. 오랜만에 집에서 광합성 제대로 했다. 비타민D가 몸에 뿜뿜 생겼기를. 날씨가 맑으니 정신도 맑아졌다. 청소 후에는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글을 썼다. 여유 있게 커피도 마시면서.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던 거야' (아시는 분 최소 30대..)
코로나가 수도권에 확산된 이후부터 주말엔 거의 집에 있었다. 집에만 있는 데다 날씨까지 좋지 않았으니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창문으로 푸른 하늘을 보니 이게 소소한 힐링이구나 싶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맑은 하늘 뷰를 한참 바라봤다. 안구 정화, 365일 중 딱 200일만 오늘만 같았으면.
오늘 인스타그램에 하늘 사진 포스팅이 참 많이 올라온다. 그만큼 사람들이 기다렸던 맑은 오늘. 코로나 때문에 평범한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요즘, 사막에 단비 같았던 오늘의 날씨다. 정말 기분도 맑아졌다.
저녁이 되니 날이 선선해진다. 춥지 않고 가볍게 산책하기 딱 좋은 저녁 날씨. 짧게 콧바람 좀 쐬고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