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할 때 후회하는 것
매주 화요일은 우리 아파트의 분리수거 날이다. 결혼 초반에는 분리수거가 정말 귀찮았다. 특히 덥거나 추운 날에는 더욱. 이제는 안 하면 섭섭할 정도가 됐다. 분리수거를 빨리 해야 집 베란다가 깨끗해지기에 화요일만을 기다리기도 한다. 마침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화요일, 딱 분리수거 날이다.
나는 결혼 전 부모님과 살 때는 분리수거를 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하려는 마음가짐도 없었고, 가끔 도와주려 할 때 엄마는 완강히 거절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는 냄새가 난다고 근처에도 따라오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당연히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작년에 결혼을 하고부터는 우리 집 분리수거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나의 담당이다. 아내와 담당을 나눈 것은 아니고 내가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소소한 목표가 있다면 이 두 개는 평생 내가 하고 싶다.
무더운 한 여름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땐 정말 고역이다. 버리다가 옷에 묻기라도 한다면.. 정말 최악이다. 아직까지 그런 경험은 없다. 이제 스킬이 생겨 아주 빠르고 깔끔하게 처리한다.
매주 분리수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면 후회스러운 게 있다. 결혼 전에 진작 이렇게 할 걸. 엄마가 혼자 할 때 열심히 도와줄 걸. 당연히 내 일이 아닌 줄 알았는데, 엄마는 이 귀찮은걸 평생 희생하며 하고 있던 건데. 그렇네..
이제는 도와주고 싶어도 못한다. 가끔 명절에는 할 수 있겠지. 그래서 우리 집의 분리수거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꼭 내가 한다. 아내에게는 이런 귀찮은 일을 매주 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뒤늦게 철들었다.
얼마 전부터 저녁 날씨가 꽤 추워졌다. 오늘은 분리수거하는데 손이 좀 시리더라. 엄마야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