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삶의 낙이 무엇인가요?
얼마 전 회사 동료와 식사를 하다가 질문을 받았다. "대선님은 요새 삶의 낙이 뭐예요?" 어려운 질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로 답이 툭 튀어나오지 않았다. 그리고는 밥을 먹으며 한참 생각했다. "내가 요새 즐거워하는 일이 뭐가 있지?"
예전 같았으면 고민하지 않고 답했을 질문인데, 왜 선뜻 말하지 못했을까. 그때 느꼈던 것은 '아 요즘 내가 정말 힘든가 보구나'였다. 지금은 좀 나아졌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회사에 적응하느라 심적으로 힘들 때였고, 코로나로 인해서 센터가 문을 닫아 운동도 하지 못했을 때였다. 더해서 집 계약, 이사 준비로 신경 쓸 게 많았다.
작년까지 나는 6시 칼퇴를 하고, 크로스핏 센터로 가서 땀을 쫙 뺀 후에 집에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으.. 개운해) 남은 저녁시간을 와이프와 시간을 보내거나 글을 쓰거나 또는 책을 읽고 부족한 점들을 공부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하루를 꽉 채워 보낸 보람찬 느낌이 들었다. 하루하루를 이렇게 보내며 삶의 활력을 얻었다. '이게 바로 삶의 낙이지!'라고 생각했다.
이직을 한 후부터는 일과 시간 내에 모든 에너지가 소모됐다. 정신없는 업무를 마치고 거기에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힘이 쫙 빠졌다. 저녁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 이런 무기력한 시간들이 지속됐다. 9 to 6에 너무 길들여져 있던 터인지 저녁 6시가 지나면 일이 너무 하기 싫어서 집중이 안됐다.
그래도 지금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예전보다 늦게 퇴근하는 만큼 거기에 내 삶의 밸런스를 맞춰 가고 있다. 즐거웠던 저녁의 삶을 조금 포기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위안되는 것은 마케터로서의 능력은 더욱 성장하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능력 있고 멋진 동료들 옆에서 많이 배우고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 된다는 동료들의 격려에 일하는 기쁨을 더 느끼는 중이다.
내 '삶의 낙'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 낙(㦡)으로 힘든 일이 닥칠 때 극복할 수 있고, 살아가는데 원동력을 얻는다. 삶의 낙을 잠시나마 잃었던 순간에 내가 무기력해졌던 것을 보면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몸소 경험했다.
그래서 요즘 내 삶의 낙이 무엇이냐면..
1) 이사한 집을 정리하면서 우리만의 공간을 꾸미는 것
2) 와이프와 함께 노는 금요일 저녁부터 - 주말의 시간
3) 아침 시간에 일어나 차 한잔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 브런치, 블로그 하기 등
4) 퇴근하고 땀 한 바가지 흘리는 운동하기
5) 일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업무에 도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