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언젠가 아빠가 될 텐데
주말에 친한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모두 볼 수 있던 자리였다. 작년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부터 인천에 있는 친구들을 보지 못했다. 거리도 있을뿐더러 만났다가 코로나라도 걸리면 서로에게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니 만남을 자제했다. 5인 이상 집합 금지 후로는 더 만날 생각을 못했다. 결혼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나긴 했는데 테이블도 띄워 앉아야 하고, 밥도 따로 먹고 식 마치고 어디 카페도 가지 못하니 이게 만난 건지.. 할 말이 많은데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코로나 시국 참 쉽지 않다.
"와 진짜 많이 컸다! 아빠랑 똑같구나 너"
자녀가 있는 친구들이 꽤 많은데, 오랜만에 보니 아이들이 정말 많이 커 있었다. 어렸을 땐 진짜 장난이 많은 친구였는데 자식 앞에서는 책임감 있고 늠름한 아빠인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벌써 우리가 아빠가 될 나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한 달 전 아이를 출산한 친구는 결혼식엔 데려오지 못했지만 사진첩에 있는 아이를 보여주며 자랑하는데 그 애틋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아빠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나는 당장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지만 딩크족을 할 생각도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아이를 낳고 싶다. 아이를 갖는 것도 정말 큰 축복이다. 주변에 있는 형, 누나들을 보면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티비에서 난임 치료에 대해 본 적이 있는데 어휴.. 보기만 해도 너무 힘들더라.
친구들과 자녀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 '나는 내가 좀 안정이 되면 아이를 낳을 거야'라고 항상 이야기한다. 나부터 매일 일이 힘들고,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해 불안한데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여기에 친구들은 반문한다. '아이를 낳아도 그 생각은 똑같아. 어떻게든 잘 키우게 돼있어'
"내가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어."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한 명만 낳아"
난 두 명의 매형이 있는데, 매형들은 조카를 낳고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정말 부모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낳기 전까지는 절대 이해하지 못하겠지.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좋은 아빠가 될 자신은 있다. 자동차를 정말 아끼던 형이 있는데, 아이를 낳고 바로 이 스티커를 붙이는 것에 놀란 적이 있다. 그땐 나도 이 스티커를 붙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