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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대발 Oct 19. 2021

스트레스에 대한 단상

목표를 가지면 스트레스가 사라질까요.

백신 휴가로 이틀 째 쉬고 있는 지금, 아픈 오른팔을 두고 왼손으로는 카톡으로 오늘까지 해결해야 하는 업무를 마무리 짓고 있다. 주사를 맞은 팔은 욱신거리지만 내일 출근하면 쌓여있을 메일과 당장 처리해야 하는 일들로 카톡을 놓을 수가 없다. 누워는 있지만 도저히 편히 잠을 청할 수가 없네.


요즘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업무가 많은 것은 기본이고, 그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속도도 빨라야 한다. 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데 그 누구보다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을 많이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의 양이 버거워서 빨리 쳐내려고만 하는 나를 요새 자주 목격한다. 진짜 이럼 안되는데.. 한숨을 푹푹 쉬고,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는 험한 말을 내뱉기도 한다. (성격 파탄자야 뭐야?)


이직한 지 3개월이 된 지금, 신중한 성격의 나로서는 지금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조금 버거울 때가 있다. 내가 정말 동경하던 회사였고 그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오긴 했지만.. 아주 가아-끔은 예전 회사가 그립다는 생각을 한다.


일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 아니었던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단순히 업무가 많아서 그럴까? 곰곰이 생각을 했다. 나는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목표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럴싸한 결론이다. 뒤돌아보면 내가 열정을 가지고 일 했을 땐 항상 다음에 대한 목표가 있었다.


20대 사회초년생 시절, 일하는 목표를 세우게 해준 책


광고대행사에서 일할 땐 다음엔 꼭 광고주(브랜드 마케터)가 되어야겠다는 목표, 브랜드 마케터가 됐을 땐 다음엔 젊고 열정 넘치는 스타트업에서 일해보자는 목표,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는 다음엔 스포츠 마케팅을 꼭 해보자고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가지고 일하니 정말 열심히 했고, 일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목표들을 모두 이룰 수 있었고, 그 과정이 무엇보다 짜릿하고 보람찼다.


내가 결론을 이렇게 냈다면, 나의 다음 목표를 무엇으로 잡아야 할까. 이직이 아닌 다른 목표가 무엇이 있을까.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하는 것? 고과를 잘 받아 연봉을 올리는 것? 아니다. 팀장님이나 임원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그렇게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아마 능력도 안되겠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할 생각도 없고.


오늘 하루 쉬는 동안 많은 고민을 해봐야겠다. 내가 일을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내 삶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목표가 다시 생긴다면 일의 스트레스와 압박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확실한 답이 없지만 다음 글에선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길 바라본다.


일단 느긋하게 커피 한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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