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 기운을 내본다.
난 덩치에 비해 몸이 약하다. 초등학교 때는 코피를 자주 흘렸고 (그래서 엄마가 요즘도 코피를 흘리는지에 대해 자주 묻곤 한다.) 고등학교 때는 몸에 건선이 심하게 나서 한약을 오래 먹기도 했다. 면역력이 약한지 겨울이 되면 항상 감기에 걸리곤 했고.
스무 살 성인이 되면서 웨이트를 시작했다. 대학생 때는 ROTC를 하면서 매일 반 강제적으로 운동을 하니 몸이 점점 커졌고, 체력을 기르면서 허약했던 체질도 나아졌지만 그래도 일 년에 한 번은 꼭 아픈 날이 있다.
그게 바로 이번 주였을까. 어제부터 몸이 좋지 않다. 심상치 않았다. 잠을 잘못 잤는지 어깨와 목은 엄청난 고통과 함께 움직여지지 않고, 편두통이 있고 콧물이 조금 나는 거 보니 감기 기운도 살짝 있는 것 같고. 심지어 복통도 계속되고 있다. 아파서 연차까지 쓰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병원에 갔을 때 귀신처럼 엄마에게 카톡 메시지가 왔다. 잘 지내고 있는지 요즘 일은 힘들지 않은지. 아파서 병원에 가고 있는데 이렇게 딱 메시지가 오다니. 건강하게 잘 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답했다.
아프니까 참 서럽다. 병원에 다녀오기도 힘들고 집에서도 계속 누워있게 되고 무기력 해진다. 가까운 거실에 물을 먹으러 나가기도 귀찮다. 혼자였으면 서러워서 울었을지도.
그래도 옆에서 챙겨주는 아내가 있어 다행이다. 아프니까 새삼 더 고마움을 느낀다. 병원 진료도 기다려주고 점심도 같이 먹고, 저녁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역국까지 끓여줬다. 옆에서 계속 걱정해주고 챙겨준다. 허허.. 내가 더 힘을 내야 하는 이유다.
빨리 훌훌 털고 다시 건강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내일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출근을 해야 하니 글 쓰고 푹 쉬도록 하자. 요즘 신경 쓸 일이 많은지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다시 건강하던 내 모습으로 돌아가야지. 이제 곧 서른 셋. 그리 젊은 나이도 아니다. 건강 잘 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