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건강 ep 07. 건강을 챙겨주는 반찬이란 녀석들
커피집에 오늘의 커피가 있듯이 백반집에 가면 그날 나오는 백반이 있습니다. 콩나물국일 수도 미역국일 수도 있습니다. 생선이나 고기반찬이 함께 나온다면 감사할 따름이죠. 오늘은 어떤 반찬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기대되기도 합니다.
제가 백반집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반찬 때문입니다. 반찬의 가짓수나 화려함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찬이 가진 음식과 음식문화의 건강함 때문입니다. 요리도 아니고 식탁의 주인공도 아니지만 매 끼니를 심심하지 않게 해 주면서 밥만으로 챙길 수 없는 몸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공급해주기 때문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효율적인 건강 도우미, 반찬
건강식이란 측면에서 반찬이란 형식은 단순하면서 효율적입니다. 단순성은 조리 과정에서 볼 수 있는데, 반찬은 요리처럼 복잡하거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밭에서 바로 따온 채소라면 그대로, 겨울을 나기 위해 말려 둔 채소라면 그렇게 그냥 조리합니다. 맛을 내기 위해서도 소금이나 고춧가루, 장이나 젓갈류를 사용하면 그만입니다. 그냥 손으로 무치기도, 또는 데치거나 잠깐 볶으면 되죠.
단순해 보이고 누구나 쉽게 배우고 어렵지 않은 조리 과정처럼 보입니다. 사실이 그러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반찬이 우리가 그토록 찾고 있는 건강한 음식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하면서 필수적인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면 조금 놀라실 겁니다. 그 놀라운 지점은 반찬의 영양적 효율성에 있습니다.
반찬의 영양적 효율성은 가장 자연적이라는 것과 반찬들의 상호 보충에 있습니다. 여기서 자연적이란 말은 식품 공장의 제조공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상호 보충이란 여러 반찬이 서로 가진 것을 보완해 줌으로써 필요한 영양소를 조합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반찬이란 녀석들은 자연 상태의 식재료를 이용해 간단히 빠르게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몇 가지만 만들어지면 우리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영양소를 선사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백반집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이유
안타깝게도 최근에 백반집이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역설적으로 백반집이 사라지는 이유는 반찬 때문이죠. 백반 장사가 손이 많이 간다지만,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지만, 사실은 그 반찬의 신선함 또는 자연성 때문입니다. 방부제와 다양한 첨가물이 포함되지 않은 신선한 재료는 금방 상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우리는 백반을 싸게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그랬기도 하고, 사실 공장에서 나온 재료가 아니니 원재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리라 추정하니까요. (어떤 식재료는 공장 가공식품이 더 싸기도 합니다) 그와는 별개로 매일 새로운 반찬을 준비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죠. 건강한 음식의 운명입니다. 싸지만 빨리 상하는. 백반집을 운영하시는 노부부가 스팸 spam을 사용할 의사는 없을 테니까요.
반찬으로 건강한 식당을 찾아보세요
반찬이 많을수록 좋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단지 찬 수가 많다고 좋은 백반집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좋은 백반집을 굳이 고르라면 저는 그 기준이 매우 간단합니다. 식재료의 원래 모습(형태)과 맛이 가장 잘 남아 있는 반찬을 내는 집이죠. 콩나물이면 콩나물, 달걀이면 달걀, 고등어면 고등어. 저라면 도라지의 싸한 흙내와 씀바귀의 너무 강하지 않은 쌉쌀한 매운맛을 찾습니다. 이런 백반집이라면 저에게 맛과 영양이 모두 얻어지니까요.
여러분에게 건강한 백반집은 어떤 집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