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건강 ep 10. 영양만이 음식을 먹는 이유는 아니죠
우리는 음식을 왜 먹을까요? 어떻게 먹고 싶어 할까요? 사람마다 조금은 다른 답변과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왜 어떻게 음식을 드시나요?
저는, 저를 포함해 사람들은 세 가지 방식과 이유로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가치, 아름다움, 실용, 다르게 표현한다면 철학, 예술, 과학의 이유로 먹는다고 생각하죠. 또 다르게 표현하자면 지적, 감각적, 육체적인 이유로 먹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좀 재미있지 않나요? 아마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해 보신 적 없으실 겁니다.
좋은 분위기에서 편한 사람들과 행복하게 먹는다고 생각해 보죠. 일상에서 가족과 함께 저녁상을 두고 마주한다고 생각해 보죠. 친구와의 대화, 가족 간의 유대, 처음 만나는 사람과 같이할 수 있는 시간. 음식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아니 음식 말고 이런 분위기와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음식은 사람과 사람 간의 가치와 철학을 형성시키는 기능을 가집니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찾습니다. 멋진 장소에서 먹음직스럽게 잘 플래이팅 된 음식을 상상해 보시죠. 같은 음식이라도 맛에 따라, 그리고 어떻게 준비하고 내놓는가에 따라 음식은 우리의 기분을 전환해 주고 잠시 잊었던 감정을 깨워줍니다. 오감 자극에 이은 감정의 동요, 바로 음식이 가지는 두 번째 기능이죠.
음식은 화학적 물질 덩어리입니다. 우리 몸을 만들어주면서 생명을 유지해 줍니다. 음식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실질적으로 음식은 몸을 위해 필요한 요소입니다. 음식의 영양적 기능입니다.
건강한 음식문화를 보장하는 세 가지 기능 요소
음식을 왜 어떻게 먹느냐 하는 것은 인간의 건강과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입니다. 음식은 단지 살아가기 위해 인간이 취해야 할 물질을 넘어 가치와 문화까지 포함하죠.
음식을 먹는 세 가지 중요한 기능은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어떤 한 가지만 빠져도 우리는 쉽게 이상함을 느끼곤 하죠. 예를 들어 건강하다고 하는데 맛이 없거나, 비싼 음식을 먹는 데 마음과 몸이 편하지 않다거나, 또는 매우 혐오스러운 음식이라면 우리는 그 음식과 시간을 꺼리게 됩니다. 음식으로써 우리에게 가장 편하고 좋아지려면 세 가지가 모두 균형적으로 만족하여야 합니다.
영양만이 강조되는 사회
최근 우리는 음식을 물질로만 보는 경향의 사회에 삽니다. 우리는 물질로의 음식, 또는 영양소 중심적 음식이 건강을 보장하고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절대적 요인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더 영양적, 건강한, 균형 잡힌 음식을 접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영양학과 전문가들은 그렇게 얘기하고 있고 그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죠. 사실 우리는 영양만을 위해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님을 잘 알면서도 말이죠.
영양적인 음식이 좋은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영양적 음식은 나머지 두 기능과 함께 해야만 건강한 음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음식의 나머지 두 기능을 무시하고 영양만이 강조되는 음식이나 식단이라면 이는 분명 건강한 음식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말 것입니다.
영양만을 강조함으로써 망가진 음식문화의 대표적인 예는 가공식품의 발달과 활황입니다. 영양학을 뒷배로 건강하다고 주장되는 영양소를 잘 배합한 가공식품은 우리의 건강을 보장한다고 광고됩니다. 가공식품은 지금까지 인류가 가꾸어 온 음식문화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건강뿐 아니라 음식을 대하고 바라보는 인간의 자세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문제는 그럼으로써 우리는 더 건강해지고 더 행복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영양소 찾기가 아닌 음식 문화를 만들어야 할 때
누구나 건강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잘 먹기를 원합니다. 잘 먹는다는 것. 과연 무엇일까요? 음식을 대하면서 가치 있고, 멋지게, 그러면서도 영양적으로 먹는 것이겠죠. 영양만을 강조함으로써 발생하는 기울어진 음식과 음식문화는 아닐 것입니다. 음식의 세 가지 기능을 생각해 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