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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기후를 함께 챙기는 반찬

음식과 건강 ep 13. 흑백요리사 반찬 전쟁은 어떨까?

by 이대택



맛있는 반찬이 나왔을 때 어떤 기분인가요? 좋아하는 반찬 한 가지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하지 않았나요? 밥숟가락 들지 않고 젓가락만으로 반찬을 하염없이 먹은 기억도 있을 겁니다.



쌀을 주식으로 먹는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반찬은 일반적인 식사 구성 형식입니다. 반찬은 쌀의 덜 자극적인 맛을 돋우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나의 건강은 물론, 기후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반찬이라는 건강한 음식문화



반찬은 식탁을 일종의 뷔페 테이블로 만들어줍니다. 비록 몇 가지 안 되더라도,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하죠. 누가 뭐라 하지 않으면 가려 먹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몇 가지 반찬만으로도 그리고 반찬에 포함된 각종 양념만으로도 우리는 필요한 영양소를 대부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반찬이 건강한 이유는 조리하는데 많은 시간과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리는 맛과 소화력을 증가시키면서 위생과 안전을 도모하는데,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반찬은 음식의 원래 신선함을 여전히 가지고 있게 됩니다. 그러니 반찬은 조리라는 과정을 거치면서도 신선 함이라는 건강한 음식의 필요조건까지 충족합니다.

반찬을 만들려면 열이 필요합니다. 끓이고, 삶고, 찌고, 데치고, 굽고, 볶고 등등 말이죠. 만약 조리 시간이 길어지면 영양소도 많이 파괴될 것이고 그만큼 열도 많이 사용될 것입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조리되는 반찬은 그래서 기후에도 친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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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기후를 함께 잡는 반찬



우리가 먹는 음식이 생산되고 유통되어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데는 많은 온실가스 배출이 일어날 겁니다. 음식이 조리되고 준비되는 과정을 빼고, 생산과 유통만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3을 차지한다고 하니까요 [1].



음식을 어떻게 조리하고 준비하는가도 온실가스 배출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집에서 조리하는 경우 식품회사의 즉석요리 제품보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든다고 하고요 [2]. 그러니 집에서의 음식 조리나 백반집의 반찬이 그나마 기후에 덜 해로운 방법일 수 있겠죠. 최소한 반찬의 조리 과정과 시간이 기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은 합리적 추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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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반찬 전쟁을 기다리는 이유



현대 사회에서 요리 경연대회나 프로그램은 오래된 문화 교양 콘텐츠였습니다. 흑백요리사는 그 정점을 찍었죠. 쿡방과 먹방은 앞으로도 사그라들 수 없는 콘텐츠로 건재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음식 프로그램과 먹방은 거의 모두 끼니나 요리를 중심에 둡니다. 반찬을 일부러 주인공에 두는 경우는 한식 중에 백반 말고 없을 것입니다. 백반도 사실 찬이 많다는 것을 강조할 뿐이고요. 반찬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인류가 가진 좋은 식문화 유형일 것입니다. 건강도 지키고 기후에도 정의롭다면 왜 반찬이 쿡방과 먹방에서 주인공이 안 되어야 할까요?



영양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중요한 먹는 방식의 하나인 반찬은 그 자체로 또 문화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반찬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높아지고 반찬의 여러 가지 기능과 가치가 조금 더 많이 이야기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참고자료]



1.

Rosenzweig et al. Climate change responses benefit from a global food system approach. Nat Food. 2020 Feb;1(2):94-97. doi: 10.1038/s43016-020-0031-z.

https://openknowledge.fao.org/server/api/core/bitstreams/96e9421e-360d-4f30-a9a5-c70766c6bc37/content



2.

Schmidt Rivera et al. Life cycle environmental impacts of convenience food: comparison of ready and home-made meals. J. Clean. Prod. 2014 73:294–309.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59652614000171#se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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