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건강 ep 14. 그냥 땡기는 음식 드세요!
오늘도 맛있는 식사 하셨죠? 뭐 드셨나요?
그냥 집밥? 아니면 삼겹살? 혹은 스파게티?
점심 메뉴 추천
‘점메추’만큼 어려운 게 있을까요? 직장에서 친구끼리 또는 모임에서 메뉴 선정은 힘든 일입니다. 저마다 다른 식성에 그날그날 느낌적인 느낌으로 먹고 싶은 메뉴가 다르니까요. 누구는 싫어하고 누구는 어제 먹어서 안 되고, 심지어 맵찔이라 안 되고.
그럼 혹시 메뉴 선택에 균형적인 식단을 고려한 적은 있었나요? 또는 음식에 포함된 영양소를 고민한 적이 있었나요? 아마 없었을 것입니다. 채식주의나 알레르기와 같은 이유로 특정한 음식을 피하는 때는 있어도 말이죠.
균형 잡힌 식단과 영양소를 강요하는 사회
그런데 주위에서 소위 전문가라는 분들과 건강한 다이어트에 일가견이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건강한 식사와 식단, 또는 음식이 가진 영양소를 강조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주장에 ‘그렇구나!’ 하다가도 정작 메뉴를 선택할 땐 이런 중요한(?) 정보를 깡그리 무시하고 말죠.
과연 아무 생각 없이 그날그날 생각나는 메뉴를 선택하는 나를 용서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래도 정신 바짝 차리고 건강한 식사를 찾아 선택하는 것에 노력해야 할까요?
제 답은 전자입니다. 생각나고 땡기는 대로 드시라!
영양소 섭취기준과 식이 권장 사항이 만들어진 역사와 배경
‘이렇게 먹어라!’하는 말의 뒤에는 그 말을 받쳐주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잠시 역사를 돌아보겠습니다. 과연 언제 어디서 누가 음식은 이렇게 선택하고 먹어라!’ 또는 ‘영양소를 이렇게 먹어라!’ 하고 시작했는지요.
이해를 돕기 위해 먹는 것을 두 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하나는 ‘식품’이고 다른 하나는 ‘영양소’입니다.
식품 또는 식이 권장 사항으로 말하자면,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를 권장해 줍니다. 영양권장량은 어떤 영양소를 얼마큼 먹어야 하는지 제시해 줍니다.
예를 들어, 현재 권장되기로 음식을 선택할 때는 5가지 식품군, 즉 과일, 채소, 곡류, 단백질, 유제품을 하루에 적당량 포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와 유사하지만 다르게, 영양권장량은 하루에 얼마 큼의 특정 영양소가 필요한지 알려줍니다. 나트륨, 칼슘 등을 말하는 것이죠.
식이권장사항, 즉 어떤 식품군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1894년, 지금으로부터 약 130년 전 미국농림부가 최초로 제시합니다. 당시는 충분한 지방, 설탕, 그리고 열량 높은 음식을 강조했죠. 당시만 해도 비타민과 미네랄이 발견되지 않았으니 이에 대한 제시는 없었고요. 이후 1950년대 1970년대를 거치면서 현재의 5개 식품군(당시, 과일, 채소, 곡류, 유제품, 고기로 분류)으로 개정됩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인을 위한 식이가이드라인’은 1980년에 개발됩니다. 그리고 이 가이드라인의 교육과 홍보를 위해 시각적 도구를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1992년에 개발된 ‘음식가이드피라미드 Food Guide Pyramid’입니다. 이 피라미드는 2005년에 ‘나의 피라미드 MyPyramid’로 바뀌었다가 현재는 ‘나의 접시 MyPlate’로 변경됩니다. ‘나의 접시’가 현재 사용하는 교육용이라고 보시면 되죠. ‘나의 접시’는 5개 식품군을 과일, 채소, 곡류, 단백질, 유제품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식품구성자전거
지금까지 미국 얘기했는데,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도 유사한 교육 홍보 도구가 있습니다. 바로 ‘식품구성자전거’입니다. 우리나라 식이가이드라인은 한국영양학회와 보건복지부 함께 제시하고 있죠. 정식 명칭은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Dietary Reference Intakes for Koreans (KDRIs)’이고 2020년 개정판이 가장 최근의 것입니다.
식품구성자전거는 식품류를 6개로 구분합니다. 바로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채소류, 과일류, 우유·유제품류, 유지·당류입니다. 이를 인식하는 그림은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인데 뒷바퀴에는 식품군을 앞바퀴에는 물을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그렸습니다. 건강하려면 식품은 물론 물과 운동도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자 했죠.
식이가이드라인! 따라야 할 것인가? 따르게 할 것인가!
미국과 우리나라의 식이가이드라인이 어떠한 경과로 만들어졌는지 잠시 설명드렸습니다.
그럼 가이드라인은 어떠한 근거로 만들어졌을까요? 정말로 인간은 그것을 그만큼 먹어야 하는 것일까요?
가이드라인은 해당 국가에서 해당 시간에 파악된 평균적 식품군 소비량과 영양소 함유량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먹어야만 합니다!’가 아닌 ‘우린 평균적으로 이렇게 먹고 있습니다!’의 의미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만든 평균이 우리에게 이렇게 먹으라고 되먹임 하는 형국이죠. 전문가들은 우리 시대 우리가 먹는 음식과 영양소 평균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땡기는 대로 먹어도 되는 이유
우리는 음식과 영양의 균형이나 건강한 식습관에 관심이 높습니다. 이를 위해 건강 전문가의 말을 듣거나 영양소 섭취기준을 참고하거나 식품과 영양소 제작 판매 회사의 홍보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 모두 식이가이드라인이나 영양소섭취기준을 참고하게 됩니다.
분명 식이 가이드라인과 영양소 섭취기준은 중요한 기준일 것입니다. 참고할 기준이죠. 그렇다고 그 기준이 나에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이미 다른 글에서도 설명드렸지만, 이 기준들은 병자나 약자와 같은 특별한 대상에게 적용되는 정보로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건강한 대다수를 위해 사용하기란 한계가 있죠.
건강한 당신은 식이와 영양의 기준에 민감할 필요 없을 것입니다. 점메추의 부담은 여러분이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