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운동 권장량 충족보다 일단 시작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대체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할까요? 하루 10,000보 걷기? 7,000보 걷기?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건강하기 위한 운동량 또는 신체 활동량은 일주일에 약 150-300분의 중간 강도 유산소성 운동을 말합니다. 여기에 근력운동을 추가하고요. 이 권장 기준은 여러 분야의 건강, 운동, 의료 전문가들이 모인 공신력 있는 단체가 제안하는 것이죠.
이 기준은 또한 사람들이 충분히 움직이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잣대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 사회의 인구가 이 기준보다 적게 움직이면 정부나 단체들은 우리의 활동량이 적다고 말하게 되죠.
일주일에 150-300분 운동은 어떻게 나왔지?
일주일에 150분 이상 움직여야 건강할 수 있다는 말은 연구 결과에 기반합니다. 많은 연구 논문과 보고서를 근거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최종 합의한 결과물이죠.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먼저 수십, 수백 개의 논문을 통해 수만, 수십만 명이 어떻게 운동했는지의 정보를 설문으로 받습니다. 그리고 응답한 이들로부터 얻어진 운동 시간과 강도에 대비해 이들의 유병률이나 사망률을 비교하죠. 뭐 간단히, 운동량에 대비한 운동 효과 상호관계를 통계적으로 찾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최소 150분에서 300분 정도 운동해야 건강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결론은 이렇게 나왔습니다. 운동을 많이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병에 걸릴 위험이나 사망할 위험성이 몇 퍼센트 정도 떨어진다는 것도 이러한 과정에서 찾아냅니다.
좀 어수룩한가요? 물론 이런 연구 방법과 결론 도출 방식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운동량과 사망률의 관계를 치밀하게 측정한 것도 아니고, 설문으로 받은 정보를 통계적으로 확인한 것이니까요. 설문이 얼마나 정확하겠습니까? 게다가 수만, 수십만의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평균값이나 경향으로 추정하는 것이니 개인별 차이도 꽤 나고요. 여기에 건강이라는 것이 단지 운동량에만 의존하겠습니까?
웨어러블이 등장하면서 기존 운동 권장량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연구 방법 자체의 한계로 완벽한 데이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가용한 연구 방법으로 얻은 결과를 무시할 수도 없죠. 그러니 150분이라는 시간은 어쩌면 현재로서 인류가 가질 수 있고 동의할 수 있는 나름의 결론일 것입니다.
최근 지난 약 100년에 걸친 연구 결과에 의문을 던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분들이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이나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보편화되면서입니다. 설문이라는 형식이 아닌 실제로 개인의 움직임과 활동량을 웨어러블이 측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웨어러블의 활동 데이터는 정확도와 신뢰도에서 이전의 설문과 차원이 다른 정보임이 분명합니다.
웨어러블로 얻어진 데이터를 분석한 한 연구는 현재의 권장량인 150-300분보다 적은 시간으로도 건강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보다 더 많이, 예를 들어 500분을 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시간에 비례하여 더 커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더 많이 할수록 효과가 줄어들기도 하죠 [1].
조만간 운동 권장량의 기준이 재정의되고, 향후 권장 목표치가 낮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절대적 기준이거나 완벽하지 않은 운동 권장량
우리가 건강하기 위해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지 또는 어떤 강도로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까지 얻어진 연구 결과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설명했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전통적인 연구 기반과 방법에서 얻어진 데이터와는 차원이 다른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움직이는 시간은 물론, 잠자는 시간과 움직이지 않는 시간까지 비교적 낱낱이 알려주죠. 데이터의 신뢰도 또한 상당히 높고요.
사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들은 운동 유형과 시간과 강도만을 이용해 건강과 연결 지어 해석되었지만, 알고 보면 건강을 결정하는 많은 다른 변인들이 거의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 권장량이 정해진 것과 다름없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이 셀 수 없을 것인데, 단지 운동 기록만으로 운동과 건강의 관계를 규정한다는 것이 무리일 수 있겠죠.
그럼에도 자주 많이 움직여서 나쁠 것 없는
이 글이 운동 권장량의 기준을 비판하고 그 가치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다만 운동 권장량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제작되었는지, 이 권장량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도였습니다.
그리고 운동 권장량은 언제라도 새롭게 재구성되고 새로운 기준이 등장할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틀리고 맞고의 문제라기보다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은, 그리고 연구자와 과학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은, 운동 권장량과 무관하게 운동은 사람들을 건강하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정확하게 운동량을 찾고 안도하려는 시도보다는 일단 운동에 참여하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참고 자료
[1]
Lee et al. Association of Step Volume and Intensity With All-Cause Mortality in Older Women. JAMA Intern Med. 2019 Aug 1;179(8):110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