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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을 Sep 07. 2020

라이킷 1이 시사하는 바

<라이킷 1이 시사하는 바>     


본인이 정말 하고 싶으면 하게 됐습니다. 아무리 누가 뭐라고 해도 좋아하는 일이면, 몸이 아파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겠죠. 좋아하니 아무리 힘들어도 꾸준히 하게 되고, 꾸준히 하면 결국 빛을 보니까요.      


<1>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나름 자신감이 충만해 있었죠. 이 정도 수준이면, 라이킷 10은 족히 받을 수 있겠다, 그런 근거도 없는 자신감에 말이죠. 맞춤법은 검사기로 두 번 확인했습니다. 한 번 했다가 컴퓨터 문제로 깔끔히 확인이 안 될 것만 같아서요. 얼마나 진중히 봤는지, 마우스에 땀이 녹아 있더라고요.      


그렇게 ‘발행’ 그 버튼을 딱 누르고 저는 기다렸습니다. 라이킷이 얼마나 눌릴까. 몇이나 받을 수 있을까. 허나 아무리 기다려도 울리지 않았습니다. 3분이나 기다렸는데요. 조회수가 10이 넘었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그렇게 조회수가 15를 향해 내달리고 있을 때, 저는 제 실망감에 브레이크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7분 30초 동안, 저는 두려웠거든요. 내 글이 좋지 않은지. 내 글이 너무 엉망인지. 제목이 너무 자극적인지. 혹시 누군가는 읽다가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지.     


<2>    


일전에 ‘가나다’라는 원고를 한 출판사에 투고했다가 욕을 잔뜩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글을 읽히려고요? 누가 돈을 주고 사겠어요?” 물론 그 의견에 제가 동의하지 않으면 됐죠. 제 작품은 최고다, 누구에게나 읽힌다,라고 생각했으면 됐어요. 근데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저는 연이어 떨어진 작품 1, 작품 2에 자신감이 바닥이 나 있었거든요. 작품 3 마저 그렇게 떨어지니, 아, 나는 안 되는 청년이구나, 그런 절망감이 발돋움 하더란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냥 이제는 취미로 써야지. 누군가에게 보이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을 먹으면서, 내 주제에 무슨 출판이야?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3>      

아, 브런치 이야기를 이어서 해보죠. 저는 글 하나를 올리고, 브런치 로그인도 안 하고 ‘염탐’을 했습니다. 제 작품에 라이킷 1이 달리는지 말이죠. 그렇게 한 5분을 기다렸나요. 라이킷이 하나 달렸습니다. 그게 너무 기뻤습니다. 제 글이 너무 이상한 글은 아니었겠지, 라는 안도감이 들었죠. 이 라이킷 하나가, 제 두려움을 무너트려 주었던 것입니다. 어찌 보면 누군가에게는 아주 약소한 1이 될 수도 있는데. 양의 정수에서 가장 적은 1일뿐인데. 이게 이렇게 크 행복을 불러오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간절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1이 너무 그리웠으니까요.      


이때 떠올랐습니다. 그 ‘누가 돈을 주고 사겠어요?’라는 말을 들은 작품이 다른 출판사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요. 저는 이제야 알았어요. 흔들리지 말아라. 나의 길을 걸어라. 세상의 운전대는 오직 본인만이 쥘 수 있다. 남에게 맡기면 어디로 갈지 모른다. 혹시 이상한 데로 데려가, ‘마녀 3’을 찍을 수도 있는 것이고. 충돌이 날 수도 있는 것이고. 본인의 주관이 흔들리지 말라. 누가 뭐라고 하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가 ‘틀릴’ 수는 없다. 단지, 생각이 ‘달라’ 의견이 날 뿐.      


물론 그렇다고 제가 올린 글이나, 투고한 작품이 좋은 글이라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작품이 아닐 확률이 더 높죠. 그래도 저는 노력하려 합니다. 세상에서 제 작품을 보고 좋다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쓰는 이유가 생기니까요. 세상에서 단 한 명에게라도 행복을 전했다면, 기쁨을 주었다면, 권태로움에서 단 몇 초라도 해방을 주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잘한 일이라도 볼 수 있다고요.    

  

작품에 좋고 나쁨이 있을까요? 저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는요. 조금 잘 쓰면 좋은 글. 공모전에서 붙으면 좋은 글. 투고되어 출간되면 좋은 글. 그런데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분의 글이든 다 좋은 글이라 봐요. 어떤 분의 글이든 누군가에게는 울림을 줄 수 있다고요. 다만,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주고 깨달음을 주면 흔히 부르는 ‘좋은’ 글이 되는 거겠죠. 저는 그래도 감히 주장합니다. 단 한 명에게라도 ‘의미’를 남긴다면, 그것은 이미 ‘좋은’ 글이라고요. 때로는 그 짧은 한 문장이 한 인간의 생애를 바꾸고, 인지도가 없어 1 쇄도 못 넘긴 작품이 한 인간의 영혼을 구제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라이킷이 하나 더 달려 2가 됐을 때, 저는 다짐하게 됐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라이킷을 달아주는 사람이 돼야겠다고요. 부끄럽지만, 여태껏 라이킷을 다는 데에 인색했거든요. 사람이 ‘칭찬’에 인색하면 좋은 게 아닌데, 저는 이상하게 망설여지더군요.       


근데 이제는 알았어요. 누군가도 저처럼 라이킷 하나에 마음 졸일 수 있다는 것을요. 이 라이킷 하나로 힘이 날 수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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