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뒤
텅 빈 상실감에
끙끙 잠을 못 이루는
높게 쌓인 우리의 추억을
꼼꼼히 들춰보는
비어버린 옆자리를
함부로 다른 사람으로 채우지 않는
그런 순수한 사람을 바라기엔
내가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걸까?
그런 순수한 사랑을 바라기엔
이 세상이 너무 더럽혀진 걸까?
바보 같다고 욕해도
너는 왜 이리 순진하냐고 비웃어도
나는 여전히 그런 순수한 사람이고 싶은걸
사랑의 고귀한 가치를 떠받들고
서로가 없으면 죽고 못 살 것 같고
나의 모든 걸 온전히 바칠 수 있는
나는 여전히 그런 사랑을 하고 싶은걸
그러니
어린 날 일기장 속에 적어둔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그때의 그 마음을
그때의 나를
배신하지 말자
실망시키지 말자
밤의 사막에도
언젠가 꽃은 피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