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노래의 제목이며 가사의 바탕이 되는 단어, 사랑.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헤집어놓고 헤매게 하는 단어, 사랑. 사랑, 사랑이 대체 뭘까. 나 또한 많은 글에 사랑을 담아 왔지만 지금의 나는 솔직하게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내가 사랑이란 걸 했었던가?’싶을 정도로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 “사랑해” 입 밖에 내고 나면 어차피 공기 중으로 빠르게 흩어질 그 말. “사랑해” 눈 밖에 꺼내어 두어도 시간이 흐르면 어차피 차갑게 식을 그 맘. 지금껏 수없이 듣고, 뱉고, 쓴 사랑이 몇인데 내가 그런 사랑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 왠지 참 우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에게 누군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요?”라고 묻는다면 과연 나는 뭐라 대답할 수 있을까. 아마 나는 조금의 뜸을 들이다 곧 “사랑은 절실함의 모든 집합체라 생각해요.”라고 힘주어 말하지 않을까. 너 하나로 모든 걸 얻은 것만 같은 행복. 너 하나만 빼고 모든 걸 다 잃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용기. 너 아니면 나는 이제 모든 게 안 될 것만 같은 절실함. 나는 사랑을 할 때 앞서 열거한 감정들을 빼놓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실제로도 이 모든 감정은 내가 사랑을 할 때 모두 느껴본 감정들이기도 하다.
나는 그래서 살면서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해 본, 너무 힘이 들어도 쉽게 손을 놓지 못 한 사랑을 해본, 이별 후 쏟아지는 슬픔에 잠 못 이뤄본, 곁에 아무도 없을 때 외로움에 처절히 몸서리쳐본 사람이 좋다. 나는 그런 사람이야말로 사랑이 주는 명과 암을 모두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삶에서 추구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가치들 중 ‘사랑’을 단연코 제일 우선순위에 올려두는 나에게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제일 어렵고 힘들지도 모른다. 사랑이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벗어던지고, 사랑하는 이 품속에서 헤엄칠 준비부터 하는 나이기에.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바라보기만 해도 무언가 코끝이 찡해지고, 마음이 일렁이는 나이기에. 사랑이 주는 강렬한 빛에 몸이 까맣게 타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이런 나에게 사랑은 어쩌면 구원이자 비극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사랑, 그게 대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