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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쓰다

행복의 기준

by 최다은

내가 중학교 때는 좋은 고등학교에 가는 사람이 부러웠고, 내가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교에 가는 사람이 부러웠으며, 내가 대학교 때는 좋은 회사에 가는 사람이 부러웠다. 이렇듯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20대 중반까지 나는 사회적인 기준에서 먼저 합격점을 통과한 사람들을 그저 부러워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서있는 나를 스스로 달달 볶으며 괴로워하고, ‘남들처럼’ 되기 위해 조급해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일까.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사회적으로 나를 앞질러가는 사람들을 예전보단 덜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우러러볼 만큼 좋은 대학교를 나왔든, 좋은 회사를 나왔든, 좋은 배필을 만났든 간에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지금 느끼는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 다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내가 가진 게 아무리 많아도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조건들을 다 가지고 있어도 내가 지금 당장 죽고 싶으면 그 조건들이 과연 나의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될까.




사람들은 각자마다 서로 품고 있는 우선순위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꿈, 누군가는 가족, 누군가는 사랑, 누군가는 명예, 누군가는 부, 누군가는 안정 그 외 기타 등등…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기가 품은 그 가치에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남이 무엇을 가졌든, 얼마만큼 가졌든 간에 내가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나는 그걸 이루기 위해서, 곁에 두기 위해서 노력하면 되니까.


물론 내가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 해도 현실적으로 그걸 단숨에 얻거나 이루는 건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가 되었든 내가 그걸 꼭 얻을 수 있다는, 이룰 수 있다는 제대로 된 확신만 가지고 있다면 그 여정이 그렇게 막막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난날 내가 스스로 그렇게 힘들어 한 건 단기간엔 절대 얻을 수 없는 것들을 바라며 욕심을 부린 게 크다.


타인의 삶에서 멀어져서 나는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것. 그 과정에서 내 곁을 지키는 이들과 사랑이 넘치는 시간을 보내는 것. 기쁜 일이 있으면 기뻐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슬퍼하는 것. 지금도, 앞으로의 최다은도 이 같은 메타포를 지향하며 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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