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애들을 돌이켜 보면 거창하게 무얼 하던 때보다
일상에서 함께한 사소한 순간들이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동네에서 저녁을 먹고 가볍게 산책을 하던 순간이라든가
먼 목적지까지 가는 지하철에서 떠들던 순간이라든가
같이 새로 개봉한 영화를 보러 가던 순간이라든가
잠들 때까지 밤새 통화를 하던 순간이라든가
누가 누구에게 삐져 풀어주려 애쓰던 순간이라든가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지극히 보통의 순간들
그 순간들의 잔상은 생각보다 깊고 진하게 남아 종종 나를 미소 짓게 만든다.
봄에는 만개한 벚꽃들을 보러
여름에는 바다로 더위를 식히러
가을에는 근사한 곳으로 드라이브를 하러
겨울에는 꼭 붙어 따뜻한 커피를 마시러
연애라는 건 생각해보면 그리 거창하고 특별한 게 아니다.
연애라는 건 좋아하는 두 사람이 만나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곳 가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따금씩 내 옆에 당신이 있어 참 다행이야,라고 느끼는-
연애라는 건 아마 그런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