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난 보통 가사가 있는 음악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또 가사가 없는 음악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런 음악은 가끔 가사가 있는 음악보다도 내 마음을 더 둔탁하게 때릴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종종 고요히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나 마음에 안정을 주고 싶을 때 가사가 없는 음악을 찾아 듣곤 한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사람을 음악에 빗대자면 가사가 있는 사람보단 가사가 없는 사람이 더 좋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사람 자체만으로 울림이 있는 사람 말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았음에도 날 보는 눈빛에서, 나에게 쏟는 손길에서 날 사랑하고 있음이 여실히 느껴지는 사람.
힘들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았음에도 같이 속상해해 주고, 지친 내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줄 줄 아는 사람.
영원하자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았음에도 언제든지 내 곁을 묵묵히 지켜줄 것만 같은 사람.
때로는 구구절절한 말보다 말없이 통하는 여느 것들에 마음이 동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