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쓰다

바보가 되는 세상

수많은 럽스타그램 속에 존재하는 만남과 헤어짐

by 최다은

그 많고 많은 피드의 사진들 속에서 그와 그녀가 나란했던 사진들만 자취를 감추었다. 이제 그 또는 그녀의 피드 속에서 그들의 애정이 담긴 사진들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어쩌면 그 또는 그녀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 당연한 사실일 수 있다. 비어버린 옆자리를 채우기 위해, 낯선 이의 매력에 취해, 사랑이란 감정을 다시금 느끼기 위해, 기타 등등. 연애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많은 타인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나는 왜 그와 나란히 있는 낯선 얼굴을 보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을까?

언제나 함께하던 그녀의 얼굴이 사라지고 새로운 여자와 함께 웃고 있는 그가, 새로운 ‘그들의’ 모습이 낯설게 다가왔다. 나는 늘 애정을 뽐내던 그들이 영원히 함께할 거라고 생각한 걸까?


연애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많은 타인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각자의 사정으로 이별을 맞이하고,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곁에 두곤 한다. 비어버린 옆자리를 채우기 위해, 낯선 이의 매력에 취해, 사랑이란 감정을 다시금 느끼기 위해, 기타 등등. 하지만 앞서 늘어놓은 목적들을 충족했다고 해서 우리가 영영 이별을 마주하지 않을 것이란 법은 없다.

요즘 사람들은 정말이지 자신의 옆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던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너무 쉽게 대신한다. 각자가 정한 사랑의 정의와 가치는 다르다 하더라도 이별을 경험한 지 얼마 안 돼서 금세 다른 사람을 마주 보며 ‘사랑해’라는 말을 하는 건 과연 ‘사랑’에 걸맞은 일일까?


이별을 경험한 지 얼마 안 돼서 금세 다른 사람을 마주 보며 ‘사랑해’라는 말을 하는 건 과연 ‘사랑’에 걸맞은 일일까?



연애라는 강의를 수강하는 동안 파트너만 계속해서 바뀔 뿐이지, 그 과정은 전과 변함이 없다. ‘꼭 당신이어야만 해.’라는 절박함이 무척 부족하다. 그 사람의 웃음, 목소리, 말투, 스타일, 체취를 순식간에 다른 사람으로 대신한다. 한 사람만의 특별함 따윈 이젠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결국 홀로 남아 ‘사랑했던’ 사람을 추억하는 사람만이 바보가 되고 만다. 미련과 그리움을 간직한 사람들만 바보가 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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