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하다 보면 “키가 커서 고민이에요”라는 글이 때마다 보이곤 한다. 호기심에 그 글을 클릭해보면 나의 키보다 작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심정으로 그 글을 썼는지 나는 너무나 잘 안다. 실제로 그들은 내가 학창 시절에 겪었던 고충과 같은 고충을 겪으면서 고민이 되어 그런 글을 적은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런 글을 적은 그들이 기억해 줬으면 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내가 먹힌다’는 사실이다.
세상엔 정말 수많은 미의 조건이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 미의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말은 즉 내가 누군가에겐 또, 어딘가에선 죽여주게 먹힐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과거에 내가 키가 크다는 사실을 증오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내가 키가 큼으로써 인기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즉 키 큰 여자는 사람들에게 또, 이 세상 속에서 비주류의 카테고리에 속한다는 것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세상은 그때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자기 PR이 한층 쉬워졌을 뿐만 아니라 자기 PR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존재하게 되었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나는 아주 흥미로운 유튜브 하나를 봤는데 그 영상은 <외국인과 한국인 남녀가 말하는 좋아하는 신체 부위>라는 영상이었다. 나는 그 영상을 보고 우리나라의 획일화된 미의 조건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내 흥미를 이끈 포인트는 바로 미국에선 살이 빠지면 “무슨 안 좋은 일 있어?”라고 걱정을 하는 반면 한국에선 “너 살 빠졌어?”라고 부러운 듯이 반응하는 부분이었다. 실제로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며 “너 살 빠졌어?”라고 묻거나 그걸 듣는 일은 이곳 한국에서 긍정의 의미로 승화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나는 미국인의 태도를 높게 평가하고, 한국인의 태도를 낮게 평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단지 각 나라마다 생각하는 미의 조건이 다르다는 것에 깊이 공감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한 나라 안에서도 각자가 생각하는 미의 조건이 천차만별인 가운데 세계를 통틀어 본다면 얼마나 엄청날까? 지금 당장 본인이 키가 크다는 이유로 볼품이 없거나 인기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키가 보통인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을 돋보일 수 있는 행동을 먼저 해보자. 자신의 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운동을 하고,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화장을 배우거나 피부 관리를 하고, 자신의 차림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옷을 갖춰 입고, 자신의 마인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책을 읽거나 유용한 유튜브를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외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우리를 괜찮은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은 수없이 존재한다. 당신이 그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외면하는 것이라면 내가 앞서 열거했던 방법들 중 하나라도 시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은 당신의 특별함을 나타내기에 더없이 좋은 장치가 된다. 특별함은 가지고 싶다고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그런 가치가 결코 아니다. 그렇기에 혹시나 이 글을 읽는 키 큰 여자가 있다면 나는 당신의 기다란 특별함을 응원해 주고 싶다. 우리는 그 누구보다 특별한 사람이다. 항상 그 사실을 기억하며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