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삶은 살기 참 쉽다. 술, 담배, 헌팅, 클럽 등…. 욕구에 충실하기만 한 삶. 일시적인 쾌락에 젖어 한 치 앞의 오늘만 살아가는 삶. 나 또한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런 삶을 살았었다. 그래서 어느 시점부터 나는 의식적으로 그런 것들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생각이 깊어지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선을 긋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날이 지날수록 어느 시점부터 나는 굳이 의식을 하지 않아도 그런 것들에 재미를 하나도 느끼지 못했다. 술 한 잔, 담배 한 개비에 무거운 고민들을 털어내던 때. 클럽에서 만난 남자들과 연락을 이어가던 때. 무료하고 심심한 날들에 못 이겨 유흥을 찾아 헤매던 때. 가벼운 삶은 사람을 참 가볍게 만들어준다. 생각도 가볍게, 주머니도 가볍게, 스트레스도 가볍게. 하지만 가벼운 삶은 그만큼 지속력이 짧고, 중독성도 굉장하다. 조금만 외로워도 이성들과 가볍게 말을 섞고, 조금만 힘이 들어도 술을 들이붓고, 조금만 재밌어도 그 세계에 발을 떼지 못하게 된다.
그와 반면 무거운 삶은 살기 참 어렵다. 수많은 생각과 감정으로 스스로 나 자신을 지치게 만든다. 한 줌의 스트레스도 쉽게 떠나보내지 못하고 내내 나를 괴롭히게 만든다. 남아있는 관계가 적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내 곁을 떠나가면 서운함과 상실감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무거운 삶은 그만큼 지속력이 길고,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수많은 생각과 감정으로 나를 성장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더 큰 사람이 되게 만들어준다.
누군가 후하고 불면 금방 날아갈 것만 같던, 여러 관계에 정을 붙이고 항상 나를 찾아주기 바라던, 인기에 집착하고 잘해주면 쉽게 마음을 주던 지난날의 가벼운 삶은 내게 꼭 필요한 과정이었지만 앞으로 나는 나의 삶을 더욱 무겁게 만들어볼까 한다. 상대방의 견해를 존중하되 나의 소신을 잃지 않고, 상처를 받되 쉽게 흔들리지 않고, 무례한 사람들에 확실히 선을 그을 수 있는 그런 무거운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