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준 이를 오랜만에 마주했을 때
나는 괜히 반가운 기분이 든다.
그건 아마 그 사람이 아직 나의 지난 추억 속에 살아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 추억 속과는 다르게 바래버린 그 사람을 마주했을 때
나는 괜히 좋았던 그 추억마저 부정당하는 기분이 든다.
내가 원래 알던 그 사람이 맞나?
내 추억 속에 있던 그 사람이 맞나?
지난날 나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줬다 해서
그 사람이 아직까지도 좋은 사람일 거라는 법은 없다.
아니면 나에게 들켜버린 그 사람의 추한 모습이
원래 그 사람의 단면일지도 모른다.
지난날에 비하면 나는 꽤 나아갔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나에 비해 오히려 퇴보한 그 사람을 보면
딱한 생각이 들다가도 퍽 슬프지 않을 수가 없다.
예전의 추억과는 다르게 이젠 더 이상 함께할 수 없겠구나 하는 그 생각에.
그대로일 거라 믿었던 나의 벅찬 기대가 산산조각 나버린 그 사실에.
추억은 추억으로.
지난 추억들이 고이 잠든 서랍장을 괜히 어지럽히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