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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트리 Sep 14. 2023

22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경기도로 가기로 결심하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며(1)

내가 서울에서 살기 시작한 때는 20대 청춘의 나이였다. 그 이유는 늦깎이 대학생으로 서울로 유학(?)을 왔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살면서 늘 소망한 것이 있다면 서울로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지방대학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제한된 환경에서 오는 부족함으로 더 넓은 곳으로 가서 배우고 싶은 순수한 열정이 있었다. 그 열정을 하늘이 아셨는지 몇 년의 준비기간을 거쳐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당당하게 입성했다. TV로만 보고 듣던 서울 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직장관계로 서울을 떠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다가왔다. 처음에는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 고민이 되었다. 청년의 시절부터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파란만장한 30~40대를 보낸 곳이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첫 아이를 낳고 기뻐했던 시간들, 그리고 둘째까지 낳고 키우면서 지냈던 시간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지나갔다. 그러한 시간의 추억들을 한순간에 정리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가운데 서울 생활의 유익한 부분이 많이 생각났다. 

1. 교통의 편리성 2. 교육 인프라 3. 문화적 혜택 4. 풍부한 일자리 5. 다양한 취미, 활동 혜택

6. 다양한 맛집 7. 한강 자전거길 8. 대형 축제와 연예인

이러한 부분을 포기하고 경기도로 이사 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많이 고민되었다. 제일 부담된 것은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을 동경하며 왔기 때문에 서울을 떠난다는 것이 잘 용납되지 않았다. 나름 서울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있었다. 22년간 정들었고 적응되어 버린 서울 환경을 떠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아내와 얘기를 하면서도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아이들은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사춘기 청소년시절이라 매우 예민한 시기였다. 그래서 아이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한 번씩 이사 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멀어진다는 것에 내심 싫은 눈치였다. 나는 무엇보다 익숙해져 버린 환경들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간다는 것이 제일 마음에 걸렸다. 

그런데 마음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도 들었다. 서울에 산다고 하지만 내 집이 없이 옮겨 다니는 신세였기 때문이었다. 

결혼생활 15년 동안 이사한 숫자를 세어보았다. 무려 8번이었다. 거의 2년에 한 번씩 옮긴 것 같다. 서울에서 살지만 전세살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나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

22년간 정들었던 서울 생활을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남들은 서울에 살고 싶어서 안달인데 나는 서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 이후로 생각들이 하나씩 정리되었다. 이제는 새로운 곳으로 가서 지낼 것을 계획하고 준비하기로 했다. 그렇게 새로운 도전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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