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평

500만년전 원시인 이야기

이상희 '인류의 기원'

by cell

우리가 아는 단군이 4천년전 정도고 예수님이 탄생한 게 2천년전이다. 이 책은 비교도 할 수 없는 오래 전인 무려 500만년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때 살았던 인간의 조상은 생긴 것이나 사는 방식이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인간의 조상은 두 가지 이론이 있다. 500만년전 아프리카에서 인간의 조상이 나타났고, 고기를 먹으면서 뇌가 커지고 생존력이 강해지자 전세계로 이동했다는 이론이다. 둘째는 세계 곳곳에 조상들이 있었고 이들이 교류하면서 현재와 같은 인간이 나타났다는 이론이다.


처음에 인간은 열매나 잎을 먹었다고 한다. 다른 동물에 비해 힘이 약했기 때문에 사냥도 못하고, 동물 시체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돌을 사용해 동물이 먹다버린 뼈의 골수를 빼먹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영양분을 얻게 되어 뇌가 커졌다.


원시인들이 어떻게 달랐는지 또 하나 예를 들자면, 옛날에는 오래 살지 못했기 때문에 노인이 없었다. 어느 때부터인가 노인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손주를 돌보기 위해서 일 수도 있고, 다른 동물과 달리 지식을 전수하기 위해 생겼을 수도 있다.


인간은 혼자서 출산을 못한다. 원숭이는 어미와 얼굴을 마주보는 방식으로 산도를 빠져나온다. 반면 인간은 두발로 걷기 때문에 산도가 좁아서 한번 몸을 뒤틀어서 어깨를 빼야한다고 한다. 원숭이처럼 어미가 머리를 붙잡고 쑥 뺐다가는 뒤로 목이 꺾인다. 태생부터 서로가 도와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인간은 자연에 여러가지 방식으로 적응해 몸을 변화시켜가면서 생존해왔다. 그리고 이 변화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하얀 피부가 생긴 것도 몇천년전에 생긴 돌연변이다. 우리는 사실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니 먹어봤자다. (그런데 왜 배탈이 나지는 않는 걸까) 서양인중에 일부가 어른이 되서도 우유를 소화시키게 변화한 것이다.


이런 옛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뼈를 보고 연구한다. 예를 들면 두발로 걷는 다리뼈는 네발로 걸을 때와 모양이 다르다. 암컷보다 수컷이 몸집이 크거나 송곳니가 크면 수컷끼리 경쟁이 심하거나 강력한 포식자가 있었다는 증거다.


최근에는 유전자를 활용한다. 유전자는 우리 세포마다 있는 정보의 끈 같은 거다. 사람은 태어나서 유전자에 담긴 정보대로 몸이 만들어진다. 최신 과학은 오래된 뼈에서 유전자를 찾아내는 놀라운 일을 해낸다. 그 유전자를 통해 다양한 인간의 조상들이 서로 피가 섞였는지, 지금 인간의 조상은 누구이며 어떻게 퍼져나갔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미국에 있는 한국인 여자 교수가 쓴 책이다. 그래서 남자 연구자들과는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위에서 얘기했던 할머니의 역할도 그렇고, 성별분업과 3-4인 가족이 아주 옛날부터 있었다는 러브조이의 주장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그렇다. 최신판에는 책에 들어간 그림들이 여성으로 교체되었다고 한다. 보통 남자로 그려지는 원시인들이 여자로 그려졌다. 사냥하는 여자 원시인 그림도 들어갔다고 한다.


인간은 지금도 유전자가 바뀌고 진화한다고 하는 것, 그리고 문화가 인간이 변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은 인간은 원래 이래라고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스스로 변화시킬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류의 기원이란 제목만 보면 어려운 느낌이지만, 읽어보면 재미있는 짧은 에피소드들로 된 책이다. 유전자를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하고, 마지막에는 인간이나 동물, 식물이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한다는 진화가 무엇인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도 한다. 진화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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