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 카네예
휘바람 불 줄 아니껴?
바람 부네예
신록이 춤을 추니데이
신이 휘바람을 부나
그 이 숨 닿는 소리 참
듣기 좋니데이
여름 여름 카네예
울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가끔 은근한 도발을 하실 때가 있다. 실수인 척 사람 감정을 떠본달까.
대체로 뭔가 부탁하시기 전 자존심이 상하시는지
먼저, 상대를 하대하는 발언을 기침하듯 지르시고 나서
그다음, 살살 웃으며 부탁을 하신다.
그 빤한 셈이 하도 빤하여 웃음이 날 지경이나 그 셈 뒤에 우리가 겪었을 세월이 느껴져 그저 미소 짓고 끄덕인다.
자존심을 낮춰야 하는 때, 아니 낮출 필요 없는데도 괜스레 낮아져 있을 때가 왜 없을라고.
위에 시는 아주머니를 사랑하기 위해 아주머니의 말투로 적었다.
그분 마음을 뒤져서 찾은 친절과 나의 시선을 섞어서 지금 우리가 연을 맺고 있는 이 시절에 바치는 말로,
또 우리가 이 멋진 계절에 이웃으로 서로에게 물었으면 하는 안부로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