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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막 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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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흐름 Sep 05. 2022

귀여움이 무서워



어젯밤 꿈에 하루 종일 강아지와 고양이랑 놀았다.

고 귀여운 존재들의 귀 뒤를 쓰다듬고 코를 부비며 눈을 마주하던 느낌이 생생하다.

며칠 전에 길고양이와 이웃 개를 예뻐해 줘서 그런 꿈을 꾸었나.


아침에 일어나 식탁 위에 붙어있는 날벌레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작디작은 다리들이 애기 솜털처럼 보이는 건 웬일인가.

투명하게 마른 코딱지마냥 납작하고 작게 반짝이는 날개  장하며.

귀여워서 녀석을 잡을 수 없었다.


귀여운 동물이랑 좀 놀았더니 귀여움이 마음에 충전이 되어가지고는 온갖 것이 다 귀여워 보인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내 생활환경에 어떤 녀석들이 용납될지 모르겠다.


하아.

안 귀여워야 될 것들이랑 같이 살게 되면 어떡하지.

그런 귀여움에 익숙해지면 어떡하냐 정말.

무섭다. 징그러울 놈은 징그러워야 되는데.


무섭다! 무서워!

귀여움 무섭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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