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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콕맘 예민정 Sep 27. 2020

안 자면 안 돼요?

feat. 달러구트 꿈 백화점

"엄마, 안 자면 안 돼? 잠이 안 와."

"음.... 그럼 어쩌지? 꿈 마법사님들이 오늘은 에너지를 못 받아서 기운이 하나도 없겠다."

"응? 꿈 마법사?"

"어. 쌩쌩이가 약속한 시간에 잠들면 꾸고 싶은 꿈을 만들어 주시는 분들이지."

"에이, 그런 게 어딨어?"

"엄마가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들어볼래?"

"응"


[이 글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잠들어야만 갈 수 있는 마을이 있어. 길거리에는 잠이 든 사람들이 가득해. 그곳에는 숙면에 좋은 음식을 길거리에서 팔고 잠들기에 편안한 가운과 수면 양말을 들고 다니는 친절한 녹틸루카가 마을을 지키고 있지. 그곳에서 제일 유명한 곳은 달러구트 씨가 운영하는 꿈 백화점이지. 


달러구트 씨의 꿈 백화점에는 1층부터 5층까지 각종 꿈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어. 돌고래가 되는 꿈, 하늘을 나는 꿈, 빠르게 달리는 꿈, 헤엄치는 꿈, 친구를 만나는 꿈,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잔뜩 먹어도 배가 아프지 않은 꿈, 공주가 되는 꿈. 정말 많은 꿈들이 있지.


엄마도 책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어. 우리가 꿈을 꾸는 건 꿈 마법사들(책에서는 꿈 제작자라고 한다)이 만든 꿈을 백화점에 가서 사 오는 거래. 가끔은 원하는 꿈을 주문하기도 하고 말이지. 꿈은 제시간에 잠들어서 충분히 자야지만 살 수 있어. 늦게 자고 너무 피곤하면 꿈을 꿀 시간이 부족해서 꿈을 팔지 않는데. 


쌩쌩이는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잔뜩 먹는 꿈을 꾸고 나면 어떨 것 같아? 엄청 행복하고 기분이 좋겠지?

꿈 마법사들과 꿈 백화점은 쌩쌩이가 꿈을 꾸고 느끼는 감정을 먹고살아. 행복하고 기분 좋고 기쁘고 설레고 그런 감정들 말이다. 그래서 쌩쌩이가 제때 잠들지 않아서 꿈을 꾸지 않으면 힘이 빠져서 백화점을 열 수도 없고, 꿈을 더 만들 힘도 없어지는 거지.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크리스마스랑 꿈이랑도 아주 깊이 연결되어있어. 크리스마스이브에 선물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 양말을 머리 위에 걸어두고 일찍 자야 하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다주시려면 아가들이 코~ 자고 있어야 가져다줄 수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어떻게 쌩쌩이가 원하는 선물을 알 수 있었을까? 평소에 일찍 자고 꿈 백화점에 매일 들러 쌩쌩이가 좋아하고 갖고 싶은 것들이 나오는 꿈을 사면 꿈 마법사들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전해준데. 쌩쌩이는 크리스마스에 시크릿 쥬쥬 다이어리를 받는 꿈을 매일 꾸고 있다고. 그러면 산타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에 쌩쌩이가 원하는 선물을 가져다주는 거지. 이제 알겠어? 착한 아이는 크리스마스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일찍 자고 꿈을 많이 꾸는 아이가 되어야 하는 거야.


쌩쌩이가 잠을 안 자고 꿈을 안 꾸면 어떻게 될까? 꿈 마법사들은 힘이 없어서 꿈을 만들 수가 없고, 꿈이 만들어지지 않으니 꿈 백화점은 텅텅 비어버리겠지. 그러다 힘이 빠진 마법사들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면 앞으로 영원히 꿈을 꿀 수 없을지도 몰라. 산타할아버지는 쌩쌩이가 좋아하는 걸 알 수 없겠지?


Photo by Bojan Savnik on Unsplash



"나 이제 잘래."

"오늘은 어떤 꿈을 꾸고 싶어?"

"부자가 되는 꿈!"

갑자기 둘째도 끼어들어서 대답을 한다.
"디 버스터가 많이 나오는 꿈!" 

"그래, 강아지들 오늘은 원하는 꿈들 다 꿀 수 있도록 엄마도 같이 갈게. 꿈 백화점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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