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장진우 식당
서울에 올라온 지 5년 정도밖에 안 된 촌놈은 해방촌이 어디인지, 경리단길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해방촌과 경리단길 이야기를 하는데 이태원에서 핫한 그의 이야기가 왜 연결이 되는지도 모를 정도로 서울 지리는 까막눈일 때다.(지금도 그다지 사정이 나아지진 않았다는 건 비밀이다.)
저는 직원을 뽑을 때 가장 불안하고 겁먹은 사람 위조로 뽑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고 나갈 때도 많습니다. 어제 식구들이 사장 왜 자꾸 그런 애들만 뽑냐, 제대로 된 애 좀 뽑아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너희들도 그랬다고 하니 웃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너희들도 싫은 아이 내가 뽑지 않으면 평생 아무 곳에서도 뽑히지 않을 거라고. 사실이 그렇습니다.
(중략)
사장으로서 나는 내가 거울이 된다는 걸 늘 생각한다. 나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 친구들은 자기 사장이 힘든 순간에도 한 번도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부정하거나 누굴 탓하거나 그렇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걸 보아왔다. 그래서 자기들을 꼭 지킬 거라는 믿음이 생긴 거다. 세상과 어색하던 친구들에게 속할 곳을 만들어줬다. 사람 받으며 일할 댸 사람은 변한다. <장진우 식당> p.56~60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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