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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걷는 여자 Oct 05. 2021

잘가, 내사랑


너를 위한 글을 이렇게 쓰게 될 지 몰랐네.

언니가 장난처럼 늘 이야기했지.

다른 새들보다 오래 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사랑이는 내 장례식까지 보고 갈거라고.


 10, 새벽을 지저귐으로 맞이하는  너무나도 당연해진 일상에 오늘로서 커다란 변곡점이 찍혀버렸다는 것이, 심지어 그게 누군가에게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의 섭리라 단순하게 치부될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나 속상할  미처 몰랐지 뭐야.



 갑작스런 너와의 이별에 온갖 감정과 추억이 물밀듯 밀려왔고 그래, 어렴풋이 예상했듯 나는 당연히 무너져버리고 말았지만 나는 너와의 시작을 결코 후회하지 않아.

 콩알만해 부서질 것 같던 녀석이 어느덧 “안녕하세요”를 배워 재롱을 피우고, 꽤나 까칠하던 사춘기를 지나 사랑할매라 불리우기까지, 우리가 함께한 행복했던 시간들이 어떻게 후회의 대상이 될 수 있겠어, 다만 너에게도 그랬을까, 그랬어야 할텐데- 답을 구할 수 없는 의문이 남을 뿐이지.



조막만한 네 두 발을 통해

손가락에 전해지는 소박한 온기가

힘들었던 순간순간에 얼마나 큰 위로가 되어주었는지.

지금 돌이켜봐도 우리 사랑할매, 그땐 정말 고마웠다 이야기해주고 싶네.

 


 오늘은 일기예보에 비소식이 있을거라 했는데

날이 참 좋다, 사랑아

네가 그곳이 꽤나 맘에 들어서 기분이 좋아 날이 좋은거라고, 나 편한대로 조금만 이기적으로 해석해도 되겠지?



 과분한 네가 내 인생의 찰나에 함께해주어 고마웠어, 진심으로.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사랑이가 원하는대로 훨훨 날자.

언니랑은, 조금 나중에 만나



2021.10.05 사랑이 별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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