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홀로 떠나는 게 숙명인지라
혼자만의 시간은
언제든 돌아가 안길 수 있는
‘당신들’이 있기에
비로소 완벽할 수 있었다.
해외 장기 체류를 앞둔 마지막 날이면 우울이란 녀석이 기다렸다는 듯 찾아와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멋 모르던 신입 시절에는 그런대로 버텨낼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점차 무뎌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헤어짐에 수반되는 감정이 썩 가볍지만은 않은 터라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기는 커녕 떠나는 순간이 점점 더 두려워졌다. 다시 돌아오리란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싱숭생숭해지는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덕분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요령이 좀 생겼다. 물론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오는 순간은 여전히 쉽지 않다. 다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원망하느니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겠다는 마음이랄까?
요즘은 새로운 세상과 그곳에서 겪는 감사한 경험들에 더 집중하려 한다. 따라온 우울의 꼬리를 금세 성둥 베어내고 혼자가 아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사랑하는 당신들에게 밤새 조잘조잘 들려주고픈 순간들로 나날을 채운다. 당신들이 있음에 비로소 완벽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