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 식구는 작은 교회와 큰 교회 두 교회에 다닌다. 오전에는 작은 교회에 가고, 오후에는 큰 교회에 간다. 작은 교회는 우리 동네 교회로서 아버지께서 개척하시고 지금은 고모부께서 담임목사님이신 가족 같은 교회다. 큰 교회는 네팔어 예배가 있다. 교적상으로는 두 교회에 모두 등록되어 있지만, 굳이 따지자면 작은 교회가 우리 교회이고 큰 교회의 네팔어 예배에 다닌다. 작은 교회는 매주 오전에 가고, 큰 교회는 컨디션과 스케줄에 따라간다.
작은 교회 그러니까 우리 교회는 오늘을 올해의 추수감사주일로 보냈다. 교회를 개척하신 아버지께서 은퇴하시고 시골에 내려가셨는데, 올해 추수감사절 설교를 은퇴목사님이신 아버지께서 하셨는데, 아버지의 일정이 이번 주에 되셨다. 추수감사절 예배를 마치고 교회 사모님이신 고모가 준비하신 맛있는 비빔밥을 먹었다.
나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모태신앙으로 자랐다. 교회와 신앙이 나에게는 당연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은 내가 목사님이 될 줄 알았다. 대학에 들어와 20대의 나는 교회와 세상에 양다리를 걸쳤다. 30대의 나는 교회를 떠난 게 아니라 종교를 떠났다. 교회와 하나님에게 실망한 게 아니라, 세상이 요지경이고 내가 이지경인 것은 그냥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결론 내렸다.
기독교 세계에서 태어나 자라온 나에게 교회를 다니는 것보다 안 다니는 게 생존에 불리했다. 신앙은 잃었지만 집이 기독교 세계에 있었기 때문에 교회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내와 결혼하며 다시 기독교로 돌아왔다.
나는 교회에서는 교인으로 세상에서는 세속인으로 산다. 교회에서는 신앙으로 세상에서는 이성으로 산다. 나에게 신앙과 과학은 대립하지도 일치하지도 않다. 서로 다른 세계의 언어다. 성경을 이성으로 분석하지도, 과학을 성경으로 해석하지도 않는다. 서로 다른 세계이다. 교회에 가서는 신앙의 언어로 말하고, 세상에 가서는 이성의 언어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