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는 수명을 다해 멈추고

Dec 01. 2023

by 최다함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 수명이 다 했다. 법정 교체주기가 되었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수시로 고장이 나던 차였다. 분양받아 들어온 것은 아닌데 지은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우리 가족이 들어왔는데 이제 거의 25년이 되어가는 아파트다.


12월 한 달 엘리베이터 교체를 한다. 아주 환장한다. 한 달 내내 10층 우리 집을 매일 오르내린다. 두 살 요한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데리고 와야 하는데 말이다.


오늘은 아침에 요한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아내는 외국인복지센터에서 하는 요리 클래스에 가고, 나는 조울증 약 타러 병원에 갔다. 조울증은 약 안 먹으면 지랄 같고 약 먹으면 괜찮은 병이다. 대개는 약 먹다 안 먹어서 심란하다. 좋은 아내를 만나 귀여운 아들과 사랑하며 꾸준히 약을 먹으며 기분을 조절하며 별일 없이 산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조울증을 극복했다.


병원에 가면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기분 변화는 없는지 약 먹는 것은 불편한 게 없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신다. 나는 회사 그만두고 글 쓰려는 계획이었는데 솔직히 놀고 있다고 했고, 선생님께서는 한동안 열심히 일했다고 쉬어도 된다고 하셨다.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전업작가가 되는 꿈은 어떤 면에서 의사가 되고 대통령이 되는 꿈과 같다. 내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취업제도 1 유형이 되었다. 영상편집 교육을 받으려 했는데 자리가 안 났다. IT 개발자 교육은 내년 1월에 시작하고 마냥 기다리기는 너무 늘어진다. 다른 학원 알아봐도 되지만 같은 시기라면 다른 학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자격증이 있는 사회복지사 자리를 고용센터를 통해 알선받아 이력서를 넣고 있는데. 연락이 없다. 이게 내 현실이다. 12월엔 구직활동을 해서 되면 취업하고, 안 되면 1월에 들어가는 국비지원 직업훈련을 받을 계획이다. 내 나름의 최선은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요한이를 3시에 일찍 픽업해서 소아과에 데리고 갔다. 기침을 하고 목이 쉬었다. 열이 나면 경기를 일으키는 아기라 조금이라도 아프기 시작하면 바로 병원에 간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아내의 볼 일이 있어 운전기사를 했다. 돌아오는 길 역시 10층 집까지 걸어 올라가야 한다. 요한이도 아빠 손 잡고 열심히 계단을 올라간다. 평소에 재우려면 한 시간은 침대에서 놀다 자는데, 살짝 감기에 들고 약을 먹어서 그런지 바로 잠에 들었다.


아내와 요한이는 큰 방 침대에서 자고 나는 작은 방 침대에서 글을 쓴다. 아내와 요한이는 잠잘 때만 침대에 올라가고, 나는 수시로 침대에 기대어 글감을 모으고 글을 쓰고 논다. 졸리다. 이 글을 발행하고 라이킷 반응을 잠깐 모니터링하고 아내와 요한이가 자는 큰 방에 가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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