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주간보호센터에서 일한다. 재밌다. 여기가 좋다.
Dec 05. 2023
이번주 월요일부터 사회복지사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어제부터다. 어제가 이번주 월요일로 느껴질 만큼 어제오늘이 일주일 같았다. 2017년에 딴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요긴한 때 쓰이게 되었다.
사회복지사로 나의 첫 직장은 어르신 주간보호센터다. 기관 상호명이 'OO 어르신 주간보호센터'는 아니다. 대한민국 어디나 똑같을 일반적인 사회복지기관과 어르신 주간보호센터의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 특정 사회복지기관이나 특정 어르신 주간보호센터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은 것은 아니다.
언제나 내 글의 소재는 내 자신이었다. 아내 에미마에 대한 글도, 아들 요한이에 대한 글도, 내가 조울증에 걸리고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글도, 지나간 짝사랑에 대한 글도 결국 지나간 내 자신에 관한 이야기다. 2023년 12월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얼마 전까지 난 과거의 나에 관한 또는 미래의 나에 관한 글을 썼다면, 지금은 현재의 나의 관한 글을 쓰고 싶다.
내가 사회복지사로 있는 '어르신 주간보호센터'는 어르신들이 낮에 시간을 보내시는 시설이다. 집에서 셔틀버스로 등하교하는 낮 요양원이라고 보면 된다.
차로 모시러 가고 모셔다 드린다. 간식 먹고, 프로그램 하고, 밥 먹고, 좀 쉬다, 간식 먹고, 프로그램 하고, 일찍 밥 먹고 집에 가신다. 요양원에 가기 바로 직전의 어르신들이 낮 시간을 보내고 가시는 시설이다.
지난주 토요일 일하기로 확정하고 그날 면접 겸 상견례를 보고, 이번주 월요일 그러니까 일주일은 지나간 것 같은 어제 계약서를 썼다.
내가 하는 일은 차량 운행을 하고, 어르신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하며 시간을 보내며 어르신들에게 무슨 일이 없는지 돌보아 드리고, 기관의 사무 행정 업무가 있다. 기관 행정 시스템에 매일 기록하는 것이 있고, 매일 체크를 해서 기관의 부서에 특정 정보를 카톡으로 알리는 일도 있고, 어르신들의 보호자인 자녀들이 어르신의 하루 활동을 보실 수 있도록 밴드의 글을 올리는 일도 있다.
일의 가짓수가 많고 폭이 넓지만, 일의 특성상 시간이 가면서 일의 가짓수가 계속 늘고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날그날의 프로그램 내용만 바뀔 뿐 꾸준히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이다. 매일의 에피소드는 다르지만 말이다.
일을 배우고 나면 그다음에는 프로그램의 콘텐츠와 에피소드는 매일 다르지만 큰 변화 없이 굴러가는 일이다.
물론 일의 특성상 하루 종일 빈틈은 없다. 아침저녁 어르신을 모시고 오고 모셔다 드리고,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며 어르신을 돌보아 드리고, 틈틈이 청소나 사무 행정 같은 일도 한다.
이틀 일해 봤는데 재미있다. 원래 나 아닌 다른 20대 여성이 되었었는데 하루 하고 나갔다고. 어르신들 모시는 일 하루 해보고 그 일을 계속하는 것이 무서웠다고. 난 재미있다. 여기 사람들도 좋다. 길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