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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Dec 24. 2020

조울증을 오픈하는 이유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약을 타러 간다. 2000년 봄 내가 스물한 살 때 조울증에 걸렸다. 약을 먹지 않으면 조증이 어김없이 찾아오고, 약을 먹으면 잘 지낸다. 조울증 환자도 약 잘 먹고 공부와 일 등 자신의 삶을 성실히 살아가면 보통 사람처럼 잘 살아갈 수 있다.


내가 조울증이라는 사실을 굳이 다른 사랑으로 공개할 필요는 없다. 조울증 병력나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될 수 있. 조울증을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조울증을 주변에서 보아 아는  사람알아서, 조울이에게 편견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에서나 사회생활할 때 조울증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조증 상태로 사회생활 못할 정도로 들떠 있으면, 말하지 않아도 면접에서 떨어지고, 직장을 다니다가도 그만두게 된다. 직장생활 아닌 인간관계에서도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조울증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조울증 병력에 대해서 완전히 오픈한다. 현재 나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서 조울증 이력을 공개한다. 작가가 되고 싶은 것이 목표 중 하나인데, 내 글의 주요 테마 중 하나가 조울증이다. 잘 아는 주제가 조울증이고, 조울증을 빼면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이야기에 대해 별 할 말이 없다. 조울증이 내게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을 것이다. 모든 조울증 환자들이 나처럼 사는 것도 아니다.


다함 님, 제가 SNS를 잘 안 해서, 며칠 전에야 병원 블로그에 들어가서
다함 님의 글을 보았는데, 저희 병원에 대해서 글을 써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가끔 블로그에 내가 병원 다니는 이야기를 쓴다. 내가 다니는 병원에 대한 광고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두 주에 한 번씩 병원에 약 타러 가기 때문에, 정신과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은 글감이 된다. 개인적으로 다니는 병원 주치의 선생님 대한 만족도와 신뢰가 높아서, 혹시 필요한 사람 참고하라고 지도를 남겨 놓는다. 네이버 블로그에 내가 다니는 병원의 지도를 삽입하면, 내 포스팅이 병원에 대한 리뷰로 등록된다.


다함 님, 글을 가끔 보면요.
참 감동이 많이 돼요. 마음이 따뜻해져요.
책으로 나오면 예스 24에서 사 볼게요.


주치의 선생님은 내가 오래전부터 블로그에 글을 써 온 것과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알게 계신다. 아직까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데, 선생님 환자 중 브런치 작가를 도전하는 환자가 있어 브런치에 대해 알고 계셨다.


성공한 이야기만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실패하여 넘어지고 아팠던 이야기들도 감동을 다. 실패 가운데 항상 겸손해지고 욕심이 적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실패 속에서 독해지고 욕망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도 한다. 한 방으로 인생역전 함으로 세상에 복수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 잡히기도 한다. 지금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한동안 그럴 때가 있었다. 성공하고  많이 벌면 좋겠지만,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스무 살부터 조울증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직장을 제외하고는 오픈해 왔다. 다른 조울이도 그러기를 권하것은 아니다. 주치의 선생님과 어쩔 수 없이 알게 된 가족만 아는 게 좋다. 내가 조울증을 오픈하는 것은 조울증 에피소드에 대한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정신과적 문제를 가진 작가분들이 가명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나는 내 본명을 공개한다.   정신질환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것이고, 정신질환 병력만으로 손가락질할 사람도 없다. 지금 다니는 회사의 사장님은 나의 조울증을 알고 나를 채용했다. 회사 사장이 내 동생이다. 


글로벌 도서시장에 내 책이 번역되어 팔리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 나의 글쓰기의 주요 소재 중 하나가 조울증이다. 나의 전문분야는 조울증이다. 정신의학으로 조울증 전문가는 아니고, 조울증과 함께 20년을 살아온 경험자로서 조울증의 전문가인 것이다. 조울증 환자들도 저마다 제 각기라서 다른 조울증 환자들에 대하여서는 잘 모른다. 내 경우에는 이랬다는 것뿐이다. 조울증으로 살아온 나의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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