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8. 슬픔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슬픔

by 최다함


나의 슬픔은 내가 사랑하는 소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모태신앙이었던 나의 꿈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었다. '하나님 사랑'의 꿈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소녀 사랑'이 되었다. 나는 소녀를 사랑했지만, 소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소녀가 내 마음을 완전히 떠나간 이후로도 소녀는 가끔 내 꿈에 나타나곤 했다. 꿈에서 나는 소녀를 불렀고, 소녀는 아무 말이 없었다. 더 이상 소녀가 내 꿈에 오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슬픔 그딴 건 없다. 이 또한 지나간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지워진다.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슬픔이 있다면, 충분한 시간이 흐르지 않았거나, 슬픔을 주야로 묵상하여 일상으로부터 일탈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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