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네팔 카트만두에서 결혼을 했다. 국제결혼 업체를 통해 만난 것은 아니고, 지인 소개로 만났다. 둘째 고모의 절친이 네팔 선교사님이고, 아내는 anunty 이모라고 부르는 네팔 선교사님은 아내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다. 결혼식을 올리고, 아내가 석사 논문을 쓰고 결혼비자를 발급받기까지, 네팔에서 신혼생활을 보냈다. 2019년 5월 아내와 손 잡고 인천공항에 들어왔다.
한국에 오자마자 아내의 폰을 바꾸어 주었다. 아버지랑 반귀농해서 주중에는 왕대추농장을 하고 주말에는 수원에 있을 때라,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근로소득 없이 부모님께 용돈 타 생활하던 상황이라, 프리미엄 폰을 사주려니 주변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싼데 쓸만하다는 갤럭시 A30을 사 주었다. 수명이 다 되어 그렇지, 당시 아내는 네팔에서 (지금은 캐나다에 있는) 일본에 있던 오빠가 사 준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아이폰 쓰던 아내에게 갤럭시 S도 아닌 갤럭시 A를 사 준 것이다. 싸고 좋은 폰은 없었다. 아내의 한국에서의 첫 번째 폰은 갤럭시 A였다.
한국에서의 아내의 두 번째 폰은 갤럭시 노트였다. 네팔에서 아이폰을 쓰던 아내에게 갤럭시 노트는 so so였다. 아내의 세 번째 폰은 갤럭시 Z 플립이었다. 플립은 사랑이었다. 플립을 사고 네팔에 한 달 있다 왔는데, 플립은 스마트폰일 뿐 아니라 액세서리였다.
약정기간이 2년이기도 하지만, 제조사에서 일부러 그렇게 만드나 생각이 들 정도로, 2년이 지나가면 스마트폰 성능이 저하된다. 꼭 새 폰을 쓰고 싶어서라기보다, 새 폰을 쓸 수밖에 없는 시점이 온다.
아내는 마음으로는 새 스마트폰을 살 때가 오면 아이폰 16 프로 맥스를 사고 싶었다. 물론 정작 살 때가 오면 사고 싶다고 다 사는 것은 아니다. 나라면 사고 싶었으면 샀을지 모르지만, 아내라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아내의 접는 폰인 플립이 접으면 전원이 꺼져 버리는 지경이 되었다. 아내는 고칠 수 있으면 고쳐 쓰려고 했다. 간단히 수리는 가능한데, 액정을 통째로 갈아야 해서, 수리비가 40만 원이 나와, 아무도 수리하지 않는, 사실상 수명을 다한 상태가 되었다.
나는 사고 싶은 것 사라고 했지만, 아내는 아이폰 16 프로 맥스의 가격 대에 대해 대충 듣고 바로 접었다. 사고 싶은 것과, 사는 것은 다르다. 나는 아이폰이 좋으면 아이폰 사라고 했지만, 아내는 삼성 갤럭시를 선택했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아내의 네 번째 폰은 갤럭시 S25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