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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n 06. 2021

나의 마음에 어느 고을엔

프롤로그

나의 마음에 어느 고을엔
작은 우물 하나 있어
물 대신 사랑 흐르고
물고기 대신 희망 노닐고

나의 마음에 어느 숲에는
푸른 소나무 한 그루
향내 나는 솔잎 위에는
솔벌레 한 마리 꿈틀꿈틀

해님 아파 눕고
달님 눈물 흘려
그 어느 따스한 숨결
찾아 느낄 수 없던 날들

그 얼음바람의 다스림에도
나의 마음에 어느 하늘엔
반짝이는 별 하나 있었으니
나 그 별님 하나를 사랑했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편의 시를 쓰고, 한 번은 시인이 다고 합니다. 나에게도 그러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시를 써야지 하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시어 하나하나에 비유와 상징으로 특정 의미를 담아 지은 시는 아닙니다.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이 시의 형식으로 내 곁에 남았을 뿐입니. 인생의 Critical Period 결정적 시기를 지나며, 마음에 시 한 편이 고였고, 나는 다만 그 시를 길러 올렸을 뿐입니다.


살다 보면 시나 산문을 지어 발표하거나, 장기자랑을 해야 할 때가 생깁니다. 그럴 때면 언제 어디서나 이 시를 읊었고, 이 시를 가사로 만든 자작곡을 불렀습니다. 나는 신춘문예나 문예지로 등단한 시인은 아닙다. 한 권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도 아닙다. 두 편도 아닌 딱 한 편의 시를 썼습니다. 악보로 그리지는 못하지만, 살면서 취미 삼아 기타 코드를 잡고 멜로디와 가사를 입혀 여러 곡의 자작곡을 만들었습니다. 그중에 괜찮은 노랫말도 여럿 지만, 시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이 시 하나뿐입니다. 한 편의 시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특정한 시기와 장소와 독자에 한정하여 나는 시인이었습니다. 그 시기와 기회를 빌어 지속적으로 시를 생산해 내는 능력을 갖춘 '진짜' 시인이 되지 못했을 뿐입니다.


좋은 시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저마다 각기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시라고 합니다. 나는 이 시에 나의 인생을 담은 적이 없지만, 이 시에는 나의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 내가 쓰고 독자가 읽는 나의 에세이집 『다함스토리』 나누는 나의 인생 이야기에 비추어 나의 시를 해석할 수 있지만, 꼭 독자가 나의 인생에 비추어 이 시를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애초에 어떠한 의미를 두고 지은 시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의  마중물이 되어, 독자 한  한 분께 사랑과 행복이 깃들기를 소망합니다.


같은 차원에서,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권의 에세이를 쓰고, 한 번은 작가가 될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나에게 그러한 순간입니. 지금 내가 쓰고 독자가 읽『다함스토리』가 바로 에세이집입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이 기회를 빌어 평생 글을 생산하고 지속적으로 책을 내는 능력을 갖춘 '진짜'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나의 은 회사 다니는 대신, 아내 에미마와 갓 태어난 아들 요한이가 있는 집을 회사 삼아, 집에서 글 쓰고 책 내며 유튜브 하는 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이 에세이집 『다함스토리』는 나의 인생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글쓰기와 책 쓰기로 독자에게 사랑과 행복으로의 길을 안내하는 것이 작가로서 나의 꿈 너머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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