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클! 면도하면 오빠고, 면도 안 하면 앙클이야."
아내 에미마는 나를 '오빠' '허니'로 부르기도 하고, '앙클 Uncle' '툴로바바'라고 부르기도 한다.
'툴로바바'는 네팔어로 '할아버지'를 뜻한다.
"나 앙클 아니야! 툴로바바 아니야."라고 해도, 아내는 "앙클! 툴로바바" 그런다.
그러면 나는,
"디디!" 이런다.
'디디'는 네팔어로 '누나'라는 뜻이다. 아내 에미마는 내가 자기에게 '디디'라고 부르는 것에 대하여 학을 떼고 싫어한다. 가끔은 싫어하는 것을 하면서 골리는 맛이 쏠쏠하다.
"디디!"
"나 디디 아니야."
"그럼 나도 앙클 아니야. 툴로바바 아니야."
"아니야, 오빠는 앙클이야. 툴로바바 야."
"면도하면 오빠고, 안 하면 앙클이야."
아내 눈에는 내가 잘 생겼다. 면도를 하고, 머리를 감고, 로션을 바르고, 머리에 젤을 발라 적당히 세우고, 치카치카를 하면 말이다. 그럴 때 나는 아내에게 '오빠'이다.
그렇치만, 자연인으로 살아갈 때가 많다. 내가 자연인일 때 나는 아내 에미마에게 '앙클' 아니면 '툴로바바'이다. 둘 다 아내가 날 부르는 애칭이다. 그렇게 따지자면 아내가 들으면 학을 떼는 내가 아내를 부르는 '디디'도, 아내를 향해 부르는 나의 애칭이다. 참고로 내가 아내의 6년 연상 '오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