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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Aug 17. 2021

9시까지 들어와요. 10시 안 돼요.

"오빠, 집에 빨리 들어와야 해. 9시에 들어와. 어제처럼 10시 안 돼."


회사를 마치고 보통 밤 9시 전후 집으로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는다. 우리 회사는 10시 출근 7시 퇴근이고, 신촌 회사에서 수원 집까지 전철과 버스를 타면 집에 그 정도에 귀가한다


보통 신도림역에서 전철을 갈아 타지만, 신촌역에서 사당역까지 가서, 거기서 수원으로 가는 빨간색 광역 좌석버스를 타기도 한다. 어제가 그랬다.

사당역에 이르니 목이 마르고 스마트폰이 꺼져 가서, 수원역으로 향하는 7770번 버스가 출발하는 사당역 버스 정류장 그 근처의 《경기 버스 라운지》에 가서 정수기 물을 마시고, 스마트폰 충전을 하고, 흐르는 와이파이를 잡아 노트북으로 회사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한 시간 정도 늦었다.

 

집에 와서 회사 일을 접고, 간단히 오늘의 글을 쓴다는 것이 밤 12시 반이 되었다. 아내는 내가 너무 늦게 자러 방에 들어와 돌아누워 아무 말도 안 했다.


아침 5시에 눈이 떠졌다. 1시간 정도 잠과 싸우다 6시에 거실에 나와 노트북을 켜고 출근 전 글을 썼다. 7시가 조금 넘어 아내가 일어나 평소보다 조금 특별해 보이는 아침식사 토스트와 고구마를 만들어 주었다.


"커피통 어제 안 내놨으니 커피 안 싸 줄 거예요."


커피통을 밤에 내놓지 않고, 내 가방에 내버려 두었었나 보다.


"커피 싸 줘. 커피 커피 커피"


아내가 웃으며 커피를 싸 준다. 문 앞에서 손을 흔들며 출근인사를 하며 아내는 말한다.


"오빠, 오늘은 꼭 9시에는 들어와요. 10시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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