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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Aug 19. 2021

이른 아침 아내와 산책

이른 아침 5시에 일어나 거실 노트북 앞에 앉아, 오늘의 글을 쓰기 위한 글감을 차기 위해, 네이버 검색을 하고, 밀리의서재 PC버전으로 요즘 보던 eBook을 보고, 서평단을 통해 받은 가제본 종이책을 넘겨 보았다.


노트북 모니터와 종이책으로 텍스트를 읽으며 나의 글쓰기의 마중물이 될 글감을 찾고, 생각을 정리하고,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쓰려는데, 아내 에미마가 깼다.


아내 에미마는 옷을 입고 만삭의 몸으로 홀로 산책 나가려고 문을 나섰다. 내가 집에 있을 때 아내는 나와 산책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내가 집에 있을 때 특별한 일 아니고 밖에 나가는 것 싫다고 징징거린 후에는 혼자 간다. 날이 더워지면서 오후 대신 이른 아침에 산책을 가면서, 나는 더 자라고 깨우지 않고 혼자 가기도 했고, 내가 밤에 퇴근 후나 이른 아침에 거실에서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으니까, 글 쓰라고 혼자 나간다. 이게 하루아침에 된 것은 물론 아니다. 회사 일은 현재 돈을 벌기 위한 일이지만, 글쓰기는 미래에 자유롭게 살면서 돈을 벌기 위한 일이라고, 아내 에미마를 설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침에 글 쓰는데 이렇게 같이 산책 나와줘서 고마워요. 사랑이가 좋대요."


아내 뱃속의 아기 태명 사랑이가 9월 태어난다. 아내는 나 글 쓰라고 혼자 산책 간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갔지만, 내가 따라 나와서 손 잡고 함께 산책을 하니 기분이 좋은가 보다.


"오빠, 오늘은 여기 까지만 돌아요."

"평소처럼 공원 한 바퀴 다 돌고 들어가도 되는데."

"아뇨. 오빠 들어가서 글 쓰고 싶잖아요."


내가 공원 산책을 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맞는데, 아내 손 잡고 아내와 함께 공원 산책을 하는 것은 좋아한다. 산책을 하는 것과, 아내와 손 잡고 산책하는 것은 전혀 다른 관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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