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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Sep 16. 2021

산후조리원에서

아내 에미마와 아기 요한이와 산후조리원에 있다. 9월 10 금요일 11시 8분에 우리 아기 요한이가 호매실 세인트마리 여성병원에서 태어났다. 제왕절개 수술을 했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으로 오기 전 5박 6일 동안 출산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어제 퇴원을 하고 집 근처 수원제일산후조리원으로 왔다. 수원제일산부인과에서 하는 산후조리원이다.


출산을 한 병원에도 산후조리원이 있다. 그 병원 산후조리원도 좋다고 소문이 났는데 너무 비싸다. 마침 집 근처 산부인과 병원에 산후조리원이 있었고, 이곳 산후조리원은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난 곳이다. 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산후조리원에 2주일 있는 가격이 상당히 나가기는 하는데, 다른 산후조리원에 비교하여 많이 싸다.


여기 산부인과 병원과 산후조리원에 와 본 소감은 대단히 만족한다. 호매실 세인트마리 여성병원은 새로 지어진 초호화 병원이었지만, 여기 병원과 산후조리원은 전통이 있고, 쾌적하고 깔끔하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어느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이 대체로 깨끗하고 친절하지만 말이다. 집에서 도보로 10분 정도이니, 퇴원 후 혹시 아내가 혼자 산부인과 병원에 다니게 되면 좋겠다 싶다.


산후조리원이라고 해서 산모가 쉬는 공간만은 아니다. 모유수유하러 다니는 게 가장 큰 일이다. 모유수유하러 갔다 와서는, 유축기로 젖병에 유축을 해서 신생아실에 가져다 준다. 모유수유는 엄마 에미마의 의무 만은 아니고, 엄마 에미마의 최대 관심이기도 하다. 어떤 사정으로 수유를 건너 뛰게 되면 아기에게 미안하고, 젖이 잘 안나와서 아기가 울때면 또 아기에게 미안하고, 그런게 엄마의 마음인 듯 하다.


산부인과에서는 하루 두 번 아기 면회시간이 있었는데 여기는 하루 세 번이다. 면회라고 해서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유리 밖에서 본다. 아내는 수유하러 오라고 전화가 오면 아기를 직접 만나고 오지만, 나는 하루 세 번 유리 사이에서 보고 온다. 입원했던 산부인과 병원과 다른 것은, 전 병원에서는 면회시간이 오전에 한 시간이라도, 아기가 한 명씩 돌아가며 나와서 부모가 2분 정도 보고 돌아가는데, 여기 산후조리원은 커텐이 쳐져 있지 않고 신생아실이 유리로 다 보여, 아빠 엄마들이 와서 보고 싶을 때까지 보다가 내려올 수 있다.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면회시간이 아니더라도 유축한 모유 젖병을 신생아실에 가져다 주면서, 아기를 한 번 보고 올 수 있다.


아들 요한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세상 모든 아기들이 예뻤지만, 내 아기가 그렇게 귀여울 줄은 몰랐다. 또 아기가 그렇게 작을 줄은 몰랐다. 우리 아기는 4.36kg로 초우량아로 태어났고, 아빠 닮아 머리가 크다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육안으로 보기에는 엄청 작다. 그렇게 작을 수가 없다.


자도 귀엽고, 안 떠지는 눈을 살짝 떠도 귀엽고, 빼액 울어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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