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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Sep 22. 2021

산후조리원에서 아내와 아기와 함께 글을 써야 하는데


나는 지금 아내와 아기 요한이랑 산후조리원에 있다. 아내와 나는 6층 산후조리원 룸에서 생활을 하고, 아기 요한이는 7층 신생아실에 있다. 아내는 모유수유하러 가면서 요한이를 보고, 나는 하루 세 번 면회 시간에 유리를 사이에 두고 아기를 본다. 면회시간이라고 마음껏 아기를 볼 수 없는 것은, 면회시간과 모유수유 시간이 겹치면, 엄마 젖 달라고 우는 아기를 오래 볼 수 없다.


나는 배우자 출산 휴가 중이다. 원래 계획은 추석 마치고 출근하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아내가 제왕절개 수술을 하고 나니, 내가 더 곁에 있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혼자 거동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는데, 제왕절개 수술 직후에는 내가 곁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혼자 있을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산후조리원에 있는 기간까지만 같이 있으려고 했지만, 회사 사정도 있고 해서 추석이 있는 이번 주까지 마저 쉬고, 다음 주 월요일 날 아침에 산후조리원에서 출근하기로 했다. 아내는 화요일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한다. 하루만 혼자 있으면 된다.


아내 곁에서 아내가 필요한 것을 도와주어야 할 때 있지만, 한 방에서 각자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노트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아내가 나를 필요로 할 때, 아내 곁에서 아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챙겨 주는 것이지, 부부가 한 방에서 하루 종일 같이 있는다고 하여, 하루 종일 같이 뭘 하는 것은 아니다. 아내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내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하고 있으면, 아내가 외롭고 슬퍼지는 것이지, 부부나 오랜 연인은 함께 있으면서도 각자의 일을 하기 마련이다. 함께 있는 모든 시간을 서로 물고 빨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나는 이번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도 작년 8회에 이어 응모할 것이다. 작년 8회 프로젝트 이후에도, 넷플릭스 스토리텔러, 밀리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 윌라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 등 브런치에서 공모하는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 응모했다. 아직 합격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아직 내 역량이 아직 합격될 수준이 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이번 출산휴가 때 출판 프로젝트 글을 썼어야 했다. 그런데 막상 시간이 생기면, 해야 할 일을 하기 보다도, 그냥 마냥 놀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다음 주 월요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글을 써야겠다. 물론, 지금 쓰는 글을 새로 쓰는 글은 아니다. 작년부터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해왔던 같은 글을 퇴고해 가는 과정이다.


나의 첫 번째 책은 어떤 식으로든 어느 때든지 출간은 할 것이다. 몇 번 떨어졌으면 다른 주제로 새 출판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하는지, 기존의 글을 당선이 될 수 있을 만큼 완성도 있게 퇴고해야 할지, 그 고민을 오래도록 했다.


이번에는 꼭 당선되고 싶은데, 당선이 되려면 당선이 될만한 수준 이상의 글을 써야 하는데, '지금까지 써 온 글을 바탕으로 퇴고하여 완성시켜야지.' 생각만 하고 놀았다.


남은 출산 휴가 동안 아내를 돌보고, 아기 요한이를 짬짬이 보러 다니며, 내가 써야 할 글들을 열심히 다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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