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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Sep 23. 2021

작은 사랑


"오빠, 안 가도 돼. 나 혼자 갈게요."

"아니, 같이 가. 내가 에미마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네."


우리 부부와 아기는 산후조리원에 있다. 아내와 나는 6층 산후조리원 룸에 있고, 아기 요한이는 7층 신생아실에 있다. 6층 룸에 있다가 전화가 오면 7층에 가서 요한이에게 모유수유해주고 온다. 여기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이 있는 7층에서는 남편이 앉아서 기다릴 의자도 없어서, 내가 굳이 따라 올라갈 이유는 없는데,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내가 아내의 손 붙잡고 7층 신생아실 앞까지 데려다주고 나는 홀로 룸으로 돌아온다.


처음에는 제왕절개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해 내가 필요했다면, 지금은 아내 혼자서도 잘 다니지만, 아내가 혼자 간다고 해도 손 잡고 같이 올라갔다 내려온다.


내가 아내에게 해주는 작은 사랑은, 같이 손 잡고 7층 신생아실 앞까지 데려다주는 것과, 발바닥을 주물러 주는 것이다. 임신을 하면서 발이 곰발바닥처럼 많이 부어 있었고, 임신 후에도 며칠 동안은 발이 여전히 곰발바닥처럼 부어 있었는데 지금은 부기가 빠져서 예전으로 돌아왔다. 나는 임신 후 시간이 지나서 괜찮아졌다고 하고, 아내 에미마는 내가 주물러 줘서 부기가 빠졌다고 한다.


임신 후 산후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데, 임신 후 아내 에미마도 행복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다. 제왕절개 후 온몸이 아파서 그럴 수도 있고, 호르몬 변화로 기분이 우울할 수도 있다. 특별히 곁에서 해 줄 것이 없을 때가 있다. 그냥 함께 있어주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해줄 것이 없을 때가 있다. 다행히 아내의 기분은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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