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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Oct 03. 2021

아빠의 품

사랑하는 우리 아기 요한아.


잘 먹고, 잘 자고, 잘 우는 요한이를 보며, 아빠와 엄마는 행복해. 요한이를 보면서 아빠가 느끼는 것은, 요한이의 성품이 기본적으로 착하지만, 한 성깔 한다는 것. 


요한이가 배고플 때, 똥이나 오줌을 싸서 찝찝할 때, 요한이는 까무러치게 자지러지게 우는 모습을 봐. 세상의 모든 아기들이 울음으로 자신의 요구를 표현한다지만, 우리 요한이는 세상이 다 떠나가도록, 목이 쉬도록,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을 정도로 울더라.


너무 안아줘서 손이 타면 엄마가 힘들어서 침대에 뉘어 놓고 놀아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것도 한때이니 충분히 안아줘서 키우겠다는 엄마도 있던데, 그런 저런 이야기를 떠나서, 배고플 때, 또는 엄마 아빠 품에 안기고 싶을 때, 목 놓아 우는 요한이를 보며, 아빠가 안 안아줄 수가 없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품은 엄마의 품이고, 아빠의 품은 불편한 품일 텐데, 아빠의 품에 안기면 그래도 때로는 계속 울 때도 있지만, 울다가도 멈추는 요한이의 모습을 봐. 아빠의 품이란 게, 엄마의 품처럼 편하지는 않지만, 아기가 좋아하는 품이기도 한 것 같아.


아빠는 오전에 교회 유튜브 방송 스태프로 섬겨야 해서 교회에 가고, 엄마랑 요한이 둘이서 있었는데. 요한이가 오전에 잠 안 자고 깨어 있어서, 산후조리원 이후 산후도우미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데 오늘은 출근 안 하시는 날이라 엄마 혼자 요한이를 돌보느라 힘들었는데, 엄마 아빠는 요한이가 잠들기를 기다려 점심식사를 했어.


점심 먹고 자는 요한이를 마루에 눕혀 놓고, 아빠는 요한이가 내려다 보이는 책상 노트북 앞에 앉아, 잔잔한 피아노 첼로 연주곡을 틀어 놓고, 잠자는 요한이를 배경으로 글을 썼어. 어제도 이야기했지만, 아빠의 꿈은 집에서 엄마랑 요한이랑 지내면서, 글을 써서 인세 수입으로 전업작가로서 살아가는 거야. 글을 써서 책을 내고, 유튜브를 하고, 줌으로 강연도 하고, 그렇게 엄마와 요한이랑 사랑하며 글을 쓰며 살아가는 작가가 되는 게 아빠의 꿈이야.


엄마의 품처럼 편안한 품은 아니고, 불편한 품이지만 요한이가 울다가도 울음을 딱 멈추는 약간은 불편하지만 요한이가 좋아하는 아빠의 품에 자주자주 안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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