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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Oct 06. 2021

아빠의 바람

요한이의 행복을 요한이가 선택하기를 바래

요한아. 아빠는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 조울증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 예방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고, 꾸준히 약을 먹고 조절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병원에 다녀. 병원에 잘 다니고, 약 잘 먹고, 요한이 엄마 에미마를 만나 행복해지면서, 아빠는 조울증을 극복했다고 생각해. 요한이와 요한이 엄마를 위해, 예방 차원에서 병원에 다니고 있어.


지난번 병원에 갔을 때, 접수받으시는 간호사 선생님이 요한이 사진 좀 보여달라고 하시더라. 병원 원장 선생님이 개원하시기 전에, 입원 병원에 과장님으로 계실 때부터, 주치의로 치료받아온 선생님이라서, 주치의 선생님뿐 아니라 간호사 선생님도 아빠와 엄마 그리고 요한이에 대해 잘 알고 계시거든. 요한이 할머니가 철마다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께 고맙다고 병원에 과일도 보내시고.


"다함 님. 요한이에게 뭐 바라는 것 있어요?"


간호사 선생님께서 아빠에게 이렇게 물어보셨던 것으로 아빠는 기억해.


"요한이가 알아서 살겠죠."


아빠는 요한이가 자라서 독립해서 아빠 엄마 품을 떠날 때까지, 지금 사는 아파트 지금 사는 동네에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화서역 근처인 집에서 가까운 성균관대 자연계 캠퍼스에 다녔으면 좋겠어. 아빠는 요한이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 가서 정신과 의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대학교 다니면서, 과외도 하고 책도 쓰고 음악도 하면서 돈 벌면서 학교를 다니고. 정신과 의사 하면서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물론, 고등학교 졸업하고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를 해도 좋고. 아빠는 요한이가 뭘 하면서 살아도 요한이를 응원할 거야. 하지만, 기왕이면 아빠는 요한이가 갈 수 있는데 까지 멀리 높이 갔으면 좋겠어. 요한이 인생이 어떻든 아빠는 요한이를 응원해 줄 것이지만, 기왕이면 공부도 잘했으면 좋겠고, 기왕이면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고, 기왕이면 예쁘고 착하고 요한이를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고, 기왕이면 요한이가 성공했으면 좋겠어. 아빠는 요한이의 미래가 어떻든 똑같이 요한이를 사랑하지만, 기왕이면 요한이가 세속적으로도 성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요한이의 인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아빠의 마음이야.


아빠가 요한이에게 바라는 것은, 요한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야. 아빠는 요한이가 우리 동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옆 동네 성균관대 의과대학을 나오고, 정신과 의사를 하면서 글도 쓰고 강연도 하며 살았으면 좋겠지만, 아빠는 요한이가 요한이 하고 싶은 것을 했으면 좋겠어. 요한이가 요한이의 길을 찾기 전까지, 아빠가 요한이의 길을 멋지게 그려주는 것이지, 결국 요한이의 인생과 요한이의 행복은 요한이가 결정했으면 좋겠어. 그게 요한이에게 아빠가 바라는 것이야.


아빠의 바람은 요한이의 행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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