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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Oct 24. 2021

아빠의 꿈

2021년 9월 10일 나는 아들 요한이의 아빠가 되었다. 원래 예정일은 9월 17일이었다. 물론, 예정일은 예정일일 뿐, 아기가 그날을 맞추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기는 역아로 있어 제왕절개로 태어났다. 원래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머리는 아래로 발은 위로 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아기는 머리는 위로 발은 아래로 가 있었다. 그 자세가 아기들에게 편해서인지, 역아로 있어서 제왕절개로 태어나는 아기가 우리 아기 만은 아니다. 요한이의 생일은 아내 에미마가 정했다. 아기가 태어날 수 있는 날 중, 의사 선생님이 스케줄이 빈 날 가운데, 수술 날짜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아내 에미마는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인 9월 10일로 아기 생일을 결정했다. 2018년 5월인가 6월인가 카카오톡으로 연애를 시작하여, 네팔에서 처음 만나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상견례 겸 약혼식을 한 날이 9월 10일이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나의 꿈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었고, '하나님 사랑'의 꿈은 '소녀 사랑'이 되었다. 나는 소녀를 사랑했지만, 소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짝사랑은 상사병이 되고, 상사병은 조울증이 되었다. 수많은 여자를 사랑했지만, 나른 모든 여자는 상사병과 조울증으로 아픈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사랑과 결혼을 포기했을 때, 사랑의 끝에서 나의 사랑 에미마를 만났다. 나의 모든 사연과 처지를 알면서도, 아내 에미마는 자신이 나를 사랑하면, 하나님께서 나를 치유하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를 사랑하고 나와 결혼하기로 결정을 했다.


아내를 만나기 전에 이미 나는, 병원에 잘 다니고 약을 잘 먹으며, 조울증을 어느 정도 조절하고 관리하고 있었다. 또한 더 이상 사랑에 휘둘리지 않고, 내 인생을 살기 시작했을 때였다. 아내 에미마를 만나고, 사랑으로 조울증을 완전히 극복하고, 자발적으로 고용센터를 찾아가 직업훈련을 받고 구직활동을 했다. 구직활동에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작가로서의 꿈을 키워갔다. 그러던 중 오랜 기간 혼자 사업하던 동생이, 법인으로 회사를 확장하면서 나를 직원으로 불러 주었다. 동생도 내가 필요하던 차였고, 나도 아내와 아기를 위해 돈이 필요할 때였다. 짝사랑이 상사병이 되고, 상사병이 조울증이 되었던 나는, 아내 에미마를 만나 조울증을 완전히 극복하고, 우리들의 사랑으로 아기 요한이를 만나고, 다시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요한이의 아빠가 된 나의 이제 꿈은 요한이의 아빠이다. 이제 나의 직업은 요한이의 아빠이다. 지금은 요한이의 분유와 기저귀 값을 벌기 위해, 행복하지 않고 나에게 맞지 않는 직장생활을 하며, 낮에는 회사에 다니며 밤과 주말에는 글을 쓴다. 나는 최대한 빨리 작가가 될 것이다. 집에서 아내 에미마와 아기 요한이와 지내며, 아기가 자고 먹고 놀고 우는 모습이 내려다 보이는 책상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책을 쓰고 유튜브를 하는 작가가 될 것이다. 아내와 아기와 살아가는 삶이 밥이 되고 업이 되는 게 아빠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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